여러 가지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노인환자들이 늘면서 복용해야 할 약의 개수가 늘고 있는데 약물 복용에 대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경우가 많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보건복지부의 2017년도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의 89.5%가 만성질환을 앓고 있고 2개 이상의 질환이 있는 복합 만성질환자도 7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의사가 처방한 약을 1~2개 복용하는 노인은 23.5%, 3~4개 복용하는 노인은 23%, 5개 이상 복용하는 노인은 37%로 조사됐다. 전체 노인이 먹고 있는 처방 약의 개수는 평균 3.9개였다.
노인은 약물 대사 기능과 신장 기능이 젊은 성인보다 떨어져 약물 부작용에 취약하다. 최근 국내 연구 결과에서도 5개 이상의 약물을 복용하는 노인을 3년간 추적관찰 한 결과 67.4%가 입원하고 15.3%가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수면제·안정제·마약성 진통제·졸린 성분이 있는 감기약은 낙상이나 인지기능저하·배뇨 장애를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또 새로운 약물을 먹었을 때 어지러움이나 구토·졸음·피부발진 등 새로운 증상이 발생하면 약물 부작용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담당 의사에게 최대한 빨리 알려야 한다.
김무영 서울의료원 가정의학과 과장은 “여러 처방으로 조제된 약물을 동시에 복용하게 되면 부작용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며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살 수 있는 감기약·진통소염제·근육이완제 등도 어르신들에게 심각한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의사 또는 전문약사와 상담 후 복용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약물을 올바르게 복용하기 위해선 꼭 필요한 약물을 정확한 용법에 맞춰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만성질환으로 꾸준히 약을 먹는 사람은 약의 이름과 효능, 부작용 등에 대해 숙지하고 새로운 병원에서 진료받을 때 복용 약물 목록이나 처방전을 지참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노상우 기자 nswrea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