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높은 가성비 메뉴와 브랜드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신세계푸드가 세 번째 자사 버거 브랜드 ‘노브랜드 버거’를 론칭했다.
19일 방문한 노브랜드 버거는 개점 시간을 막 넘긴 10시 20분께부터 이미 상당한 방문객들이 자리 잡고 있었다. 서울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9번출구에서 도보로 5분가량 떨어진 곳에 자리잡아 접근성이 높았으며, 주요 타깃층인 10대·20대 유동인구가 많은 ‘걷고 싶은 거리’와 맞닿아 있어 지리적인 강점은 충분했다.
매장 외벽은 노브랜드의 상징색인 노란색으로 꾸며졌다. 노브랜드 1호점인 홍대점은 약 188㎡(57평), 좌석 수는 76석으로 중형 크기 매장이다. 내부는 깔끔한 화이트톤으로 4인석과 단체석, 그리고 혼자 온 손님들을 위한 창가쪽 바(Bar) 형태 좌석 등으로 마련돼있었다.
‘극 가성비’를 강조하는 노브랜드 브랜드명에 맞게 메뉴는 상당히 저렴했다. 가장 저렴한 제품은 ‘그릴드 불고기버거’로 단품 기준 1900원, 세트 3900원이었다. 개점 당일 기준 가장 비싼 메뉴는 ‘NBB 시그니처 버거 세트’로 6900원이었다. 경쟁사 버거 브랜드의 단품·세트 메뉴 대비 적게는 800원에서 최대 2000원 가량 가격이 저렴했다. 경쟁사 브랜드의 프리미엄군까지 포함할 경우 가격 차이는 더 벌어진다.
이번 노브랜드 버거 론칭으로 신세계푸드가 가진 버거 브랜드는 쟈니로켓·버거플랜트를 포함해 총 3개로 늘어났다. 버거플랜트는 지난해 론칭됐지만 올해까지 2개 직영점을 여는데 그치며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버거플랜트는 추후 검토를 통해 노브랜드 버거로 전환될 예정이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소비 심리 위축에 따라 향후 외식 시장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더 높은 가성비 메뉴와 브랜드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면서 “쟈니로켓의 경우 프리미엄 브랜드로 (노브랜드 버거와의) 비교는 맞지 않다”고 설명했다.
주력 메뉴인 버거류 외에도 ‘피자바게뜨’와 빵 사이에 떡과 소시지를 끼운 ‘소떡롤’, 돼지고기 튀김 요리인 ‘상하이 핑거포크’ 등도 마련됐다. 이밖에 콜라, 탄산수 등 다양한 음료가 구비돼있었다.
주문은 매장 입구에 놓여진 키오스크로만 가능했다. 인상 깊었던 것은 키오스크의 ‘속도’였다. 최초 카테고리 선택에서 세부 메뉴 선택, 결제 등 창이 팝업되는 속도가 상당히 빨랐다. 갓 개점한 매장임을 감안하더라도 경쟁사들의 키오스크가 터치가 제대로 먹히지 않거나, 선택하더라도 입력까지 수초간의 딜레이(Delay, 지연)가 있어 불편한 것과 비교해볼 때 차별점으로 느껴졌다.
가격 외 ‘품질’도 확보했다. 통상 가격이 저렴하면 패티나 번이 얇거나 야채 등 속재료가 부실하지만 이러한 기우는 말끔히 씻어졌다. 양상추와 코울슬로 등 야채는 신선했고 햄배거에 들어간 고기패티도 두꺼워 씹는 맛을 느낄 수 있었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계약재배를 통해 야채 등을 직납하는 방식으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홍대입구역 근처에 거주한다는 고객 최지영(가명) 씨는 “우연찮게 지나다가 들르게 됐다”면서 “(가격이 저렴해) 큰 기대는 안했는데 생각보다 괜찮은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주문 이후 메뉴를 받아들기까지 시간은 아쉬웠다. 오전 11시경 단품메뉴의 경우 주문 이후 8분, 세트 메뉴는 2~3분가량 더 소요됐다. 점심시간이 다가오며 주문량이 늘어나자 시간은 조금씩 더 소요됐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몰린 탓인지 대기 시간이 늘어났다. 손님이 몰리는 12시 점심시간대에는 더 지체됐다.
또한 현재 매장에서 사용되는 음료수컵 등이 일회용품이라는 점도 개선돼야할 부분이었다. 키오스크에서 매장 취식을 선택했음에도 음료수는 일회용컵에 담겨 제공됐다. 최근 지속가능한 환경 등과 관련해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다회용컵 사용이 확산되는 가운데 이 같은 점은 못내 아쉬웠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추후 다회용컵이 추가될 수 있도록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