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하기 좋은 계절 ‘가을’이 다가오고 있다. 여유를 즐기며 낚은 민물고기는 성취감과 함께 그날의 저녁 메뉴가 되는데 ‘날 것’으로 먹으면 ‘담도암’이 발병할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담도암의 발병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뚜렷한 예방수칙이나 권고되는 검진기준도 없지만, 다양한 연구와 임상 결과에 따르면 ‘민물고기를 통한 간디스토마(간흡충) 감염’이 그 원인 중에 하나로 꼽힌다. 감흡충증은 한국을 비롯해 중국,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에 집중돼 있으며, 간흡충 발생지역과 담도암 발생률 간에 긴밀한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담도는 선뜻 어디에 붙어있는 기관인지 떠올리기 쉽지 않다. 익숙하지 않기도 하지만 실제로 몸속 깊숙이 자리해 내시경 검사도 만만치 않아 진단에도 어려움이 있다. ‘담도암’은 증상도 거의 없다. 흔히 일상생활에서 무심코 넘길 수 있는 복부팽만감·소화불량·체중감소가 대표적 증상이다. 이로 인해 조기진단이 어렵다.
때문에 환자의 80%는 진단 당시 상당히 진행된 상태로 병원에 방문한다. 유일한 완치방법인 수술도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해당 장기 주변에 중요한 혈관이 많고 복강이나 간과의 근접성으로 인해 주변 장기로 암의 파급이 빠르게 진행하기 때문이다.
동석호 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간디스토마로 잘 알려진 간흡충은 장내 기생충의 일종으로 민물고기를 날로 먹거나 오염된 주방기구 등으로 쉽게 감염된다”며 “간흡충은 담관 안에 기생하면서 복부 통증, 담낭염, 담관염 등을 유발하기 때문에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담도암의 1급 원인으로 지정하고 있다. 민물고기를 섭취할 때 꼭 익혀 먹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진단은 곧 사망선고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진단과 치료가 어려운 질환 중 하나”라며 “가능한 일상생활에서 위험요인을 피하고 정기적인 검사를 받는 것이 최선의 예방법이다. 이유 없는 소화불량 및 황달 등이 보일 때는 반드시 전문 의료진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상우 기자 nswrea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