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병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며 무기한 파업에 돌입했다.
전국보건의료노조·전국공공운수노조·전국민주일반연맹에 소속된 국립대병원 파견용역직 노동자 800명은 22일 오후 청와대 앞에서 ‘국립대병원 파견용역노동자 직접고용 정규직 전환 쟁취 3개 산별연맹 총파업대회’를 열었다.
3개 산별연맹은 이번에 파업에 나선 국립대병원 파견용역직 노동자들이 담당하고 있는 ▲청소 ▲시설 ▲주차 ▲경비·보안 ▲콜센터 ▲환자이송 등의 업무도 환자 생명·안전과 직결된 업무로 반드시 직접고용을 통해 정규직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날 총파업대회에는 강원대병원·경북대병원·부산대병원·서울대병원·전남대병원 등 5곳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파업하고 참석했다. 경북대치과병원·경상대병원·분당서울대병원·서울대치과병원·전북대병원·제주대병원·충남대병원·충북대병원 등에서 일하는 비정규 노동자들은 휴가 등을 활용해 자리에 함께했다.
이들은 국립대병원에 자회사 전환 꼼수를 중단하고 직접고용으로 전환하기 위한 집중교섭에 나설 것을 촉구하는 한편, 교육부와 청와대에 직접고용 전환을 조속히 완료하기 위한 실효성 있는 조치를 취하라고 촉구했다.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누구를 위한 자회사인가, 국립대병원 관리자들이 퇴직한 후 자리보전하기 위해 자회사를 만들겠다는 것 아닌가”라며 “청와대와 교육부는 명확하게 (정규직 전환에 대한) 답변을 내놔야 할 것이다.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10월 정규직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 투쟁과 결합해 정규직·비정규직이 공동으로 투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준식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국립대병원장들은 생명·안전을 다루는 노동자만 직고용하겠다고 하는데 병원에서 일하는 어떤 노동자가 환자를 대면하지 않는가”라고 반문하며 “유은혜 교육부 장관이 5년 전 병원에서 자회사를 만드는 것은 영리 행위를 하는 것이라 의료민영화에 해당한다며 절대 안 된다고 말했었다. 5000명이 넘는 국립대병원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 중에 고작 15명, 0.29%만 직접 고용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참가자들은 무기한 총파업 투쟁 선포문을 통해 “누가 5000명의 국립대병원 파견용역 노동자들을 희망 고문하고 있는가”라며 “비정규직 없는 병원을 선도해야 할 국립대병원에서 정부의 ‘비정규직 제로시대’ 선언은 휴짓조각이 돼버렸고, ‘직접고용 정규직으로 전환’하라는 교육부의 방침은 아무런 결실을 보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직접고용 쟁취의 돌파구를 만들기 위해 무기한 총파업투쟁과 함께 집중교섭·정규직-비정규직 공동투쟁·사회여론화투쟁·대정부 투쟁 등 완강한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며 “국립대병원의 공공성 회복을 위한 투쟁임을 분명히 하며, 투쟁의 승리를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들에 따르면 국립대병원 사용자들은 교육부가 주선한 ‘통합노사협의’ 자리에서도 자회사 전환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고 밝혔다. 지난 21일 유은혜 교육부 장관이 국립대병원장과 긴급 간담회를 개최해 신속히 직접 고용할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에 대해서도 국립대병원 사용자들은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았고 추후 국립대병원장회의를 개최해 다시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노상우 기자 nswrea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