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할머니들, 대구경북영어마을서 “아이 캔 스피크”

지리산 할머니들, 대구경북영어마을서 “아이 캔 스피크”

기사승인 2019-08-23 09:47:16


지난 2007년 문을 연 대구경북영어마을(영진전문대학교 부설)에 60~70대 할머니들이 처음으로 입소해 눈길을 끌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경남 산청 금서초등학교(교장 정미영) 4학년 할머니 학생들.

이들은 지난 22일, 대구경북영어마을에 입소해 1박 2일간 영어캠프에 참여하고 있다.

지리산 산촌에 위치한 이 초등학교는 전교생이 20명인 소규모 학교다.

이번 캠프에는 이 학교 2~6학년에 재학 중인 12명이 참가했고, 이 학교 4학년생 할머니 4명 중 3명이 캠프에 동참했다.

최고령 학생인 박순달(78) 할머니는 “입소 전 너무 설레서 잠을 설쳤다. 버스로 타고 오는데 여행을 가는 기분이었다. 식사가 너무 맛있고 수업도 재미있다”고 말했다.

배종임(77) 할머니는 “영어를 알아듣기는 어렵지만 재미있다. 외국인을 만날 수 있다는 자체가 기분이 좋다”고 전했다.

“영어마을 환경이 천국 같아 너무 좋다”는 구익기(65) 할머니는 “이 나이에 영어를 배운다고 생각하니 너무 기대된다”고 했다.

여름방학을 마무리하며 영어캠프에 나선 금서초교 어린이들은 어느 도시 아이들 못지않게 캠프에 적극적이다.

1박 2일 동안 공항 탑승과 비행기내 영어, 우체국, 식료품점, 방송국, 요리체험 등 다양하고 알찬 프로그램에 참가한 학생들은 영어에 대한 부담감을 줄이고, 영어 학습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높이고 있는 분위기다.

이민재(6년) 학생은 “원어민 선생님들이 친절해서 좋고 특히 급식도 정말 맛있다. 수업이 45분인데 마치 10분처럼 느껴졌다. 영어마을에서 수업을 받으니 영어 실력도 느는 것 같은데 2박 3일이었으면 더 좋겠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정미영 금서초등학교장은 “경남교육청의 영어캠프 운영 지원 사업 공모에 선정돼 학생들에게 귀한 영어체험 기회가 마련됐다”며 “할머니들께 이번 영어캠프는 아주 특별한 경험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대구=최태욱 기자 tasigi72@kukinews.com

최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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