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중국에 대형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공장을 완공하고, 본격적인 현지 생산에 돌입했다.
LG디스플레이는 29일 중국 광둥성 광저우시 첨단기술산업 개발구에 위치한 LG디스플레이 하이테크 차이나(LG Display High-Tech China Co., Ltd, LGDCO)의 8.5세대(2200mm x 2500mm) OLED 패널 공장 준공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이날 준공식에는 장하성 주중대사 등 한국 정부 인사와 광둥성 및 광저우시 등 중국 정부 관계자를 비롯해 LG디스플레이 한상범 부회장, LG CNS 김영섭 사장, S&I 이동열 사장, LG화학 유지영 부사장 등 LG계열사 주요 경영진과 고객 및 협력사 대표 등 약 400여명이 참석했다.
LG디스플레이 하이테크 차이나는 LG디스플레이와 광저우개발구가 70:30의 비율로 투자한 합작사로 자본금은 2조 6,000억원이다.
이번에 준공된 8.5세대 OLED 패널 공장은 축구장 10개 크기인 7만4000평방미터(약 2만2000평) 대지 위에 지상 9층, 연면적 42만7000평방미터(약 12만9000평) 규모로 조성됐으며, 지난 2017년 7월 첫 삽을 뜬 이후 2년여의 공사기간을 거쳐 8월 본격 양산에 돌입했다.
기존 LCD 패널공장과 모듈공장, 협력사 단지 및 부대시설 등을 합하면 LG디스플레이 광저우 클러스터는 총 132만 평방미터(약 40만평)에 이른다.
앞으로 광저우 8.5세대 OLED 패널 공장에서는 고해상도의 55, 65, 77인치 등 대형 OLED를 주력으로 생산한다. LG디스플레이는 월 6만장(유리원판 투입 기준) 생산을 시작으로, 2021년에는 최대 생산량인 월 9만장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현재 파주 OLED 공장에서 월 7만장 규모로 생산중인 물량과, 최근 3조 추가 투자를 발표한 월 4만5000장 규모의 파주 10.5세대 OLED 공장이 2022년 가동하면 연간 1000만대 이상 제품을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광저우 OLED 공장이 가동함에따라 급성장하고 있는 OLED TV 수요에 보다 적극적인 대응이 가능해졌다"며 “이를 바탕으로 고객에게 적기에 더 큰 가치를 제공해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OLED 대세화를 앞당기겠다”고 밝혔다.
■ OLED 대세화 전략, 광저우 OLED 공장 양산으로 탄력 받아
LG디스플레이는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급성장하고 있는 OLED 시장 수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기존 파주에서만 생산하던 대형 OLED를 중국에서도 생산하는 투트랙(Two-Track) 생산체제를 구축했다.
OLED의 기술 진입장벽이 높아 한국을 제외한 다른 업체들이 양산단계에 진입하지 못하고 있는 만큼, 광저우 OLED 공장 가동을 계기로 OLED로 경쟁사들과 격차를 확실히 벌릴 계획이다.
광저우는 이미 LG디스플레이의 8.5세대 LCD 패널공장이 가동중인 곳으로, 8.5세대 디스플레이 생산에 최적화된 인프라를 갖추고 있으며 관세 및 인건비뿐만 아니라 물류비 절감 측면에서도 최적의 입지여건을 갖추고 있다.
그 동안 LG디스플레이는 OLED 개발부터 생산, 판매까지 완결형 체제를 구축, 이를 바탕으로 LCD에서 10년 걸리던 골든 수율을 불과 3년 만에 달성한 바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이러한 성공 노하우를 광저우 OLED 공장에도 접목시켜 생산효율성을 극대화 할 계획이다.
파주 10.5세대 OLED 공장인 P10 공장까지 가동하면, LG디스플레이의 대형 OLED 생산량은 더욱 늘어난다. 이를 바탕으로, LG디스플레이는 규모의 경제를 달성해 생산성과 수익성을 확보하는 한편,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OLED 대세화를 확고히 한다는 방침이다.
■ 확대되는 OLED 진영…미국 비지오(VIZIO), OLED TV 판매 초읽기
광저우 OLED 공장 가동에 따라 LG디스플레이가 밀려드는 대형 OLED 패널 수요에 대응하는 데 있어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2020년 550만대의 OLED TV 판매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으며, 2021년 710만대에서 2022년에는 1000만대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처럼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이유는 글로벌 TV 업체들이 OLED 진영에 속속 합류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3년 LG전자를 시작으로 중국의 스카이워스(Skyworth), 콩카(Konka), 창홍(Changhong), 하이센스(Hisense), 일본 소니(Sony), 도시바(Toshiba), 파나소닉(Panasonic), 유럽의 필립스(Philips), 그룬딕(Grundig), 뢰베(Loewe), 메츠(Metz), 베스텔(Vestel), 뱅앤올룹슨(B&O) 등 유수의 업체가 OLED TV를 생산하고 있으며, 2020년에는 미국 최대 TV업체인 비지오가 합류해 OLED TV 진영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처럼 OLED TV 고객이 지속적으로 늘어남에 따라 2013년 20만대에 불과했던 대형 OLED 패널 판매량은 2018년 290만대를 돌파했으며, 올해에는 38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대형 OLED 판매량 증가에 따라 LG디스플레이는 올해 대형 OLED 사업에서 사상 처음으로 연간 흑자를 달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 Why China? 세계 최대 TV 시장, OLED로 판도 바꾼다
우리나라 디스플레이 산업 발전에 있어 중국은 기회이자 위협요소다. 중국 정부지원 하에 시장점유율을 계속 높이는 성장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중국 패널업체들은 위협적이지만, 세계에서 가장 큰 중국의 TV 시장은 매력적이다.
2011년 전세계 TV 매출의 22.8%를 차지하며, 북미를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큰 TV 시장으로 성장한 중국은, 2017년 25%으로 올라선 뒤 지속적으로 세계 TV 시장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으며, 이는 2023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중국의 LCD 패널 산업 역시 글로벌 LCD 산업의 정체 속에서도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생산량을 늘리고 있어 산업 전반적으로 공급과잉이 심화되고 있다.
이에 세계에서 유일하게 OLED TV 패널을 생산하고 있는 LG디스플레이는 디스플레이 사업의 경쟁우위를 지속하기 위해 OLED를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로 선정,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키로 하고 모든 역량을 집중해 나가고 있다.
OLED의 기술적 장점과 혁신적 디자인 가능성을 토대로 OLED를 통해 디스플레이 시장의 판도를 바꿔나간다는 전략이다.
특히 중국에서 OLED TV의 급격한 판매량 상승이 예상되고 있다. IHS마킷에 따르면 중국 OLED TV 판매량이 올해 17만대에서 2020년에는 45만대로 고속성장기에 접어들어 2021년에는 70만대를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중국에는 LG전자를 비롯해 소니, 하이센스, 스카이워스, 창홍, 콩카, 필립스 등 고객사의 TV 공장이 있으며, 그 중에서도 광저우는 선전의 콩카와 스카이워스, 중산의 창홍 등 광둥성 지역 내 LG디스플레이 고객사의 TV 공장과도 가깝게 자리잡고 있다.
따라서 세계 최대의 TV 시장이자 주요 고객의 생산공장이 자리잡고 있는 중국에서의 패널 생산이 불가피한 상황으로, LG디스플레이는 제품을 보다 적기에 공급하고, 고객에게 필요한 기술을 신속하게 지원함으로써 제품 경쟁력을 한층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 장비/소재 국산화로 낙수효과 기대. 철저한 보안 시스템도 자신
LG디스플레이는 OLED 사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제고하고, 공급망 등 산업 생태계를 강화하기 위해 OLED 사업 진출 초기부터 장비/소재 국산화에 힘을 쏟아왔다.
특히 OLED 핵심 생산 장비 중 하나인 증착 장비의 경우 일본 등 해외 업체가 독식하다시피 했는데, LG디스플레이는 협력사와 오랜 연구개발 끝에 OLED 증착 장비 국산화에 성공하기도 했다.
LG디스플레이의 중국 진출은 우리나라 장비/소재 업체에게 신규 시장창출의 기회가 되고 있다. 실제로 광저우 OLED 공장 장비 중 70% 이상이 국산장비로 이루어져 있으며, 소재도 60% 가량을 국내 생산업체로부터 공급받을 예정이다.
한편 LG디스플레이는 물리적인 보안은 물론 철저한 보안 시스템을 구축하고 핵심 공정에 대해서는 국내 직원이 직접 관리하는 등 기술 유출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방침이다.
기술 유출 방지를 위해 제품 설계, 공정기술의 개발은 한국에서 수행하고, 주재원 파견을 통해 현지 셋업(Set–up) 및 직접관리 하는 방식으로 기술 유출을 방지할 계획이다.
양재훈 LG디스플레이 경영지원그룹장 부사장은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014년 진출한 8.5세대 LCD 패널 공장 운영을 통해 기술적 보안 노하우를 쌓았으며, 실제 양산 이후 단 한차례의 기술유출 사례도 발생하지 않았다”며 “OLED 기술은 LCD 대비 노하우(Know-how)성 기술이 많아 단순 카피가 어려운 만큼 기술유출이 절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보안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임중권 기자 im918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