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최근 SK이노베이션의 LG화학과 그룹계열사인 LG전자를 겨냥한 소송에 관해 공식 입장을 내놨다.
LG화학은 30일 “LG화학은 정당한 권리 보호를 위해 제기한 ITC 소송이 관련 절차에 따라 진행 중인 가운데, 경쟁사(SK이노베이션)에서 소송에 대한 불안감 및 국면 전환을 노리고 불필요한 특허 침해 제소를 한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 동안 경쟁사로부터 공식적이고 직접적인 대화제의를 받아본 적이 없다”며 “만약 경쟁사에서 잘못을 인정하고 진정성 있는 사과 및 재발 방지를 약속하는 한편, 이에 따른 보상방안을 진지하게 논의할 의사가 있다면 언제든지 대화에 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SK이노베이션이 대화와 협력을 통해 해결하고자 했지만 LG화학이 대화제의에 응하지 않았다는 주장과 관련한 반박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LG화학은 양사 특허 수가 14배 이상 격차가 있다며, SK이노베이션이 사건의 본질을 제대로 인지하고 소송을 제기한 것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회사는 이와 관련해 “LG화학은 1990년대 초반부터 2차전지 분야에서 막대한 투자와 연구개발을 통해 혁신기술을 끊임없이 개발했다. 이를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특허를 보유한 것으로 국내외에서 평가받고 있다”며 “구체적으로 올해 3월 국제특허분류 기준 LG화학의 특허건수는 1만6685건인데 반해 경쟁사는 1135건으로 양사간 14배 이상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경쟁사가 면밀한 검토를 통해 사안의 본질을 제대로 인지하고 이번 소송을 제기한 것인지 매우 의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또한 연구개발비만 보더라도 LG화학은 지난해 1조원 이상을 투자했으나 (전지분야에만 3000억원 이상), 경쟁사는 2300억원(2018년 사업보고서 기준)에 불과한 수준으로 양사의 연구개발 투자 규모도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LG화학은 경쟁사의 영업비밀 침해와 특허 침해에 대해서도 법적 조치를 검토할 계획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LG화학은 “그간 여러 상황을 고려해 ITC 영업비밀 침해소송 제기 이외에 경쟁사를 대상으로 한 자사의 특허권 주장은 자제해 왔다”며 “하지만 이번 특허 침해 제소와 같은 본질을 호도하는 경쟁사의 행위가 계속된다면, 경쟁사가 제기한 소송이 근거 없음을 밝히는 것을 넘었다. 자사 특허 침해 행위에 대해서도 더 이상 묵과하지 않고 조만간 법적 조치까지도 검토할 것”이라며 대응 수위를 한 차원높일 수 있다는 것을 예고했다.
또 회사는 “현재 진행 중인 ITC소송과 관련해 경쟁사는 LG화학 이직자들이 반출해간 기술자료를 ITC절차에 따라 당연히 제출해야 됨에도 불구하고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하거나 지연시키는 행위를 반복하고 있다”며 “이에 대해서도 경쟁사가 성실하고 정정당당한 자세로 임해주기를 바란다”고 꼬집었다.
마지막으로 LG화학은 “30여년동안 막대한 투자와 연구를 통해 축적한 핵심기술과 지식재산권 보호를 위해 모든 역량을 총 동원하고자 한다”며 “만약 후발업체가 손쉽게 경쟁사의 핵심기술 및 영업비밀을 활용하는 것이 용인된다면, 그 어떠한 기업도 미래를 위한 투자에 나서지 않을 것이며 이는 곧 산업 생태계 및 국가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글을 마무리했다.
한편 이날 SK이노베이션은 자사의 배터리 특허를 LG그룹 계열사 두 곳이 침해했다며 미국에서 이들 두 계열사를 동시에 제소하기로 하고, 관련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두 회사는 배터리 사업을 하고 있는 LG화학과 LG전자이며, LG화학의 미국 내 자회사도 포함됐다. 관련 업계에서는 SK이노베이션의 이번 소송을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올해 제기한 ITC 소송의 대응으로 보고 있다.
임중권 기자 im918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