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에 유해한 물질로 가습기살균제의 원료를 공급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홍지호 전 SK케미칼 대표가 보석 석방됐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은 지난달 30일 홍 전 대표의 보석청구를 인용했다고 뉴스1이 보도했다. 홍 전 대표 측은 심문기일에서 15년째 암 투병 중이고, SK케미칼 측 증인신문도 모두 마친 만큼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다며 석방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전 대표는 지난 5월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지난달 19일 공판기일에서 홍 전 대표 측은 형사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CMIT·MIT(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메틸이소티아졸리논) 성분의 가습기 살균제와 폐 질환 간의 분명한 인과관계가 있다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이 없을 정도로 증명돼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고 주장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또 사건에 쓰인 가습기 살균제는 지난 1994년 유공이 개발한 것으로 홍 전 대표는 SK가 유공을 인수한 이후 재직해 인수 과정에도 관여한 바가 없어 직접 행한 행위가 아니라 인과관계 존재 여부도 정확히 알 수 없다고 발언했다.

홍 전 대표는 CMIT·MIT를 이용해 가습기 살균제를 개발·제조·판매하는 과정에서 제대로 안전성을 검증하지 않아 인명 피해를 낸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가습기 살균제를 개발할 당시의 서울대 흡입독성 시험 보고서 등 각종 자료를 입수해 안전성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노상우 기자 nswrea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