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경상여고 70여명 학생 가스흡입…학부모 “늑장대처 아쉬워”

대구 경상여고 70여명 학생 가스흡입…학부모 “늑장대처 아쉬워”

기사승인 2019-09-02 16:51:44

대구 북구 한 고등학교에서 성분을 알 수 없는 가스를 흡입한 학생 수십명이 병원에 이송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2일 대구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49분께 대구시 북구 침산동 경상여고 강당에서 조회 중이던 학생 7명이 구토와 두통 등을 호소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후 정오께 10명의 학생이 추가로 병원으로 이송됐고, 이어 4시 현재까지 74명의 학생들이 어지러움과 메스꺼움을 호소해 치료를 받았다. 다행히 몸 상태가 심각한 학생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과 소방당국 관계자는 “학교 인근 공장지대에서 발생한 가스가 강당 안으로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학생들이 대피하는 과정에서 학교측의 대응이 신속하지 못했다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이날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대구 경상여고 학부모입니다’라는 제목의 글과 학교 운동장 등이 담긴 사진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학생들이 유독가스를 마셔 수십명이 병원에 이송됐고, 방송국 기자들이 대기 중인 상태”라며 “그러나 학생들은 아직 교실에서 불안에 떨며 대기 중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침에 걷은 휴대폰을 나눠주며 ‘부모님께 별일 아니니 걱정 마시라고 연락하라’는 말은 덤이네요”라며 “사고에 대처하는 자세는 시간이 지나도 여전해 학부모의 입장을 떠나더라도 분노를 느낀다”고 말했다.

글쓴이에 따르면 학교측은 사고 발생 4시간만인 2시 30분께 학생들을 귀가 조치했다.

누리꾼들은 “저런 상황에도 귀가조치 안하는구나. 이래서 학교 보내겠나”, “이럴 땐 교장 재량하게 빠르게 대처해야지”, “학교장의 빠른 대처와 결단이 필요한데. 안타깝다”이라는 댓글을 달았다.

한편 경찰과 소방당국은 “타는 냄새와 쇠 냄새가 났다”는 학생들의 진술을 토대로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대구=최태욱 기자 tasigi72@kukinews.com

최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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