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이 오는 10월 지금의 서부신시가지 사무실서 주변으로 이전한다.
새로 둥지를 잡는 장소는 전주시 효자동 농협 중앙회 인근 건물로, 460여 ㎡(140여평) 규모로 알려졌다.
지난 2012년 겨울 대선 패배 이후 전주시 중화산동 건설협회건물에서 지금의 자리로 터를 잡았지만 7년여만에 또 다시 이전하게 됐다.
이유는 인근 상가들의 반발 때문.
상가 한 주민은 “집회가 있는 날이면 확실히 이전과 비교해 매출에 영향을 받는다”면서 “가뜩이나 장사가 안돼 어려운 데 시위까지 겹치면 하루도 마음 편할 날이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보통 정당 사무실이 있는 장소라면 흔히 떠오르는 풍경이 있다. 바로 시위나 집회.
특히 여당 사무실의 경우 집회가 종종 진행되곤 한다.
마이크를 잡고 자신들의 요구를 주장하는 모습은 익숙한 모습이다.
하지만 정당 사무실이 중심 상권 지역에 위치해 있으면 얘기가 달라진다.
민주당 전북도당이 위치한 공간도 효자동 신시가지 중심상권에 자리잡고 있다.
전북도청을 비롯해 상공회의소 등 공공기관들 뿐만 아니라 대형마트, 영화관, 사무실, 은행 등이 한자리씩을 차지하고 있다.
이 때문인지 민주당 전북도당도 ‘상인들의 생존권 보장’발 직격탄을 피해가지 못했다.
제19대 대통령 선거 승리 이후 여당이 되면서 시위 등으로 인해 인근 상가 주민들과 갈등을 빚어 왔다.
2017년 2건, 2018년 4건, 2019년 5건으로 점차 증가했다.
절대 건수로는 많지 않으나 당사자들은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올해 여름 민주노총이 ‘노동 개악 저지’를 공론화하기 시작하면서 갈등이 더 커졌다고 한다.
당시 민노총은 7월 17일, 18일 이틀동안 시위를 이어갔고 참여 인원만 800여명에 달했다. 더군다나 상인들과의 마찰까지 발생했다.
집회가 있는 날이면 상가를 찾는 사람들이 줄어든 탓 때문이다.
한 업주는 “시위 현장에서 건물주와 집회 관계자들간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상인들 입장에서는 반갑지 않다”며 "그때 민주당 당사 이전 필요성이 거론된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결국, 건물주가 민주당 전북도당과 임대 재계약 불가를 통보했다.
이런 결정에 민주당 전북도당으로선 “황당 입장"이라는게 지역 정치권 관계자의 전언이다.
특히 내년 총선을 앞두고 산적해 있는 업무처리도 걱정인데 갑자기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아 염려스러워 한다는 후문이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상인들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꼭 부정적 시각만 있는 것은 아니다. 도당 인근에 어떤 상가가 있는지 홍보 효과가 있을 수도 있다"며 "건물주 결정에 이렇다, 저렇다 할 수는 없지만 자연스러웠던 정당앞 위용(?)들이 모습을 잃어버리는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전주=신광영 기자 shingy140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