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 앞으로 다가온 외암민속마을의 한가위 풍경-
-송악골어린이집 원생들 송편 빚기 등 민속 체험-
“할머니는 송편 만드는 거 누구한테 배웠어요?”
13호 태풍 ‘링링’의 영향으로 벼가 쓰러지고 미처 수확하지 못한 과일이 떨어지는 등 농가에 피해를 입혔지만 그래도 우리 민족 고유의 명절인 한가위 추석이 성큼 다가왔다.
민족 대명절을 나흘 앞둔 10일, 충남 아산시 송악면 외암리민속마을 신창댁에 인근 송악골어린이집 원생들이 송편 빚기와 민속놀이 체험학습에 나섰다. 장난꾸러기 어린이들이 고사리 손으로 신창댁 성복례(74) 할머니의 설명에 따라 꼬물꼬물 송편을 빚는다. 찌그러지고 터지고 모양 만들기가 쉽지 않은지 “할머니는 어떻게 송편을 잘 만들어요?” “팥은 얼마큼 넣어요?”여기저기서 질문이 이어진다.
“자 떡쌀을 손위에 올려놓고 주물러요. 그리고 속을 넣고 이렇게 입을 예쁘게 다물어서 반달 모양으로 만들어봐요” 할머니의 설명이 이어진다.
색동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어린이들의 눈이 반짝 반짝 빛난다. 친구들과 오순도순 송편을 빚으며 추석 명절에 대한 이야기를 할머니에게 듣는다.
“오물오물 만지다보니까 송편이 만들어져요. 신기하고 재미있어요. 이윤진(7) 어린이가 제법 의젓하게 말한다.
성복례 할머니는 “손주같은 어린 아이들과 추석 송편을 빚으니 정이 넘치네요. 아이들이 재잘거리는 소리에 내가 더 젊어지는 것 같아요”라며 “추석 명절에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다면 큰 복”이라고 말했다.
송편 빚기를 마친 어린이들은 집 앞 마당에서 제기차기, 비석치기, 고누, 줄넘기 등 전통 민속놀이 체험도 하고 송편을 입에 물고 할머니와 함께 마을 나들이에 나섰다.
송악골어린이집 정현순(56) 원장은 “시골 마을에 위치한 우리 어린이집은 생태수업과 자연체험을 통해 어린이들이 성장한다.”며 “추석을 앞두고 마을 할머니에게 송편 빚기를 배우면서 추석에 관한 이야기도 듣고 어른에 대한 공경심과 소중함도 느끼는 귀한 시간이 되었다”고 했다. 또 “아이들이 할머니와 함께 논두렁을 걸었는데 자연 속에서 뛰노는 어린이들에게서 작은 천국의 모습을 보았다.”며 밝은 표정을 지었다.
살아있는 민속박물관으로 불리는 외암민속마을은 조선 명종(1534∼1567)때에 벼슬을 지낸 이정 일가가 낙향하여 마을을 형성하였고 그의 후대 손들을 통해 반촌(班村)의 면모를 갖추게 되었다. 마을 이름도 이정의 6세손인 이간의 호인 ’외암’을 따서 외암마을이라 부르게 되었다.
아산=글·곽경근 대기자 kkkwak7@kukinews.com /사진=곽경근 대기자· 왕고섶 사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