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유통주, 쿠팡 여파에 ‘출렁’…과열경쟁에 하락세

위기의 유통주, 쿠팡 여파에 ‘출렁’…과열경쟁에 하락세

기사승인 2019-09-18 04:00:00

온라인유통업체들의 규모가 갈수록 커지면서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의 주가와 실적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이 가운데 온라인 커머스업체 쿠팡의 두드러진 성장세로 인해 오프라인 유통사들의 온라인 확대도 커져가고 있다. 게다가 경쟁사가 늘어남에 따라 저가 경쟁도 과열되고 있는 추세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 같은 온·오프라인 유통업체의 ‘치킨게임’은 자칫 업계 전반의 실적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 이마트 등 유통주의 부진…실적 부진·주가 하락 ‘이중고’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상장 유통업체들의 실적과 주가는 크게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통업체 대장주로 불리는 이마트의 주가는 11만6000원(9월 17일 종가기준)으로 1년 전(20만1000원) 대비 42.28% 하락했다. 실적도 크게 감소했다. 이마트는 올해 2분기 299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로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타 오프라인 경쟁사의 주가도 1년 전과 비교해 크게 하락했다. 롯데하이마트의 주가는 3만2450원으로 1년 전 주가(6만9600원) 대비 53.37% 떨어졌다. 이밖에 롯데쇼핑(-29.08%), 현대백화점(-19.13%), 신세계인터내셔날(-12.85%)의 주가도 하락했다.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의 부진의 결정적인 원인은 온라인 커머셜 기업의 성장세에 기인한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는 “국내 온라인쇼핑 시장이 2017년 78조2270억 원의 규모에 달하는 등 2013년부터 최근 5년 간 연평균성장률이 19.4%를 기록했다”며 “이 추세라면 오는 2022년에는 189조8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대형마트 같은 전통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은 해외사업 확장 실패, 신규 오프라인 업태 실패, 기존 오프라인 업태 부진 등으로 수익성과 현금 흐름이 매우 악화됐다며 “게다가 이커머스 업체들은 최저가 전략, 배송 편의 향상, 차별화한 상품기획(MD) 전략으로 전통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시장점유율을 가져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 온라인 커머스 괴물 쿠팡, 시장 지배력 강화 가능성…의구심 ‘여전’

온라인 커머셜 업체의 점유율이 커지면서 쿠팡의 시장 지배력에 대한 갑론을박도 여전하다. 쿠팡의 성장을 긍정적으로 보는 이들은 이 기업의 발빠른 서비스(로켓배송),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의 비전펀드를 배경으로 하는 자금여력으로 시장 영향력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면 또다른 전문가들은 쿠팡의 수년 간 누적된 천문학적인 영업손실, 타 업체 간 과열경쟁 등은 리스크 요인이라고 지적한다.

쿠팡의 성장세는 최근 쇼핑앱(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는 사용자 증가 폭에서 잘 알 수 있다.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 7월 한달 기준 쿠팡을 사용한 사용자 수는 지난 3월 대비 5.9% 늘어난 1160만명을 기록했다. 이는 G마켓(+0.9%), 11번가(-6.7%), 위메프(-11.4%)와 비교해서 견조한 성장세라고 볼 수 있다. 올해 상반기 결제금액 추정치에서도 쿠팡은 전년 대비 64% 증가했다. SK증권 유승우 연구원은 “아마존과 달리 사업 초기부터 물류를 내재화 했기 때문에 로켓배송을 필두로 한 마케팅 효과가 빛을 발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반면 부정적인 시선도 여전히 존재한다. 쿠팡의 지난해 매출은 4조4227억원으로 전년 대비 65% 급증했으나 영업손실도 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미 금융당국은 1조원에 이르는 적자를 안고 있는 쿠팡에 유상증자 등 경영개선 방안을 마련하라고 권고했다.

투자 대비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불안요소로 꼽힌다. 쿠팡은 대대적 투자를 감행하고 있지만 시장 점유율은 10% 미만인 국내 3위에 머물러 있다. 

하나금융투자 박종대 연구원은 쿠팡이 절대적인 시장 점유율을 갖기 위한 전략으로 11번가, G마켓과의 합병이 필요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또한 손정의 회장의 비전펀드(SVF)의 지속적인 투자 여부도 변수 중 하나다. 유안타증권 이진협 연구원은 “연간 1조원 이상의 적자를 내는 사업자가 시장점유율 10% 미만에 불과한 게 쿠팡의 현실이기 때문”이라며 “만약 성장률까지 둔화된다면 비전펀드 추가 출자 가능성도 현격히 줄어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게다가 현재 LG생활건강과 같은 대형업체를 비롯한 경쟁사들이 쿠팡을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신고하는 등 반기를 든 상태다. 

아울러 현재 유통사들의 과열된 경쟁은 ‘치킨게임’으로 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유통 창구가 늘어나면서 저가 판매 경쟁이 심화되고 있어서다. 

유안타증권 이진협 연구원은 “그동안 온라인 영역의 대응에 있어 소극적이었던 오프라인 사업자들도 전열을 정비하해 온라인화하고 있다. 하지만 오프라인 사업자가 시장점유율을 확보해나갈려면 쿠팡에 필적하는 자금을 쏟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오린아 연구원도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과거 대비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저가 경쟁이라는 치킨게임을 하는 상황이기에 자칫 유통업체 실적은 감소할 가능성도 있다”라고 말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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