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경제, 버려지고 잊힌 자식” 정부·국회 비판

박용만 “경제, 버려지고 잊힌 자식” 정부·국회 비판

기사승인 2019-09-18 19:41:03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18일 “우리 경제가 버려지고 잊힌 자식 같다”면서 정부·정치권에 각종 법·제도 개정을 촉구했다.

박 회장은 이날 전국상공회의소 회장단 회의가 열린 부산 파라다이스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요즘 경제 상황을 고려하면 총력 대응해도 헤쳐나갈 수 있는지 걱정되는 상황인데 경제 이슈를 놓고 제대로 논의해본 적이 언제인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경제가 점점 더 어려워지는데 이보다 더 중요한 정치·사회 이슈가 과연 무엇인지 많은 걱정과 회의가 든다”며 “주요 국가의 무역 전쟁, 일본의 수출 규제, 사우디아라비아 유전 공격으로 인한 유가 폭등 우려 등으로도 대단히 어려운 상황인데 우리 내부를 봐도 시원한 구석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통상임금,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 제도 등 시대에 맞춰가는 변화이긴 하지만, 이로 인해 기업들에게는 단기간 내에 원가 압박의 요인이 되고 있다”면서 “각종 규제로 손발이 묶인 상황에도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 정치고 계속 끝없는 대립의 연속”이라고 강조했다.

대내외 요인이 한두 개만 쌓여도 힘든 상황에 종합세트로 다가오는 상황에서 경제가 버려지고 잊힌 자식이 되면 기업이 어떻게 살아가고 국민 살림살이는 어떻게 되느냐며 반문하기도 했다.

삼성·LG·SK 등이 상호 비방전을 하는 것에 대한 질문에 대해 박 회장은 “개별 기업 간 분쟁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도 “원만하게 해결되길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고용의 양과 질이 모두 뚜렷하게 개선되는 등 경제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박 회장은 문 대통령과 정부의 긍정적인 분석과 달리 현 경제 상황에 비관적인 전망을 했다.

박 회장은 “경제에 여러 숫자가 있고 긍정적인 면을 볼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부분을 볼 수도 있다”며 “내용에서 상당히 우려가 강하다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라고 밝혔다.

박 회장은 올해 성장률이 2% 초반대에 그칠 것이라는 연구기관들의 예상을 인용하면서 “OECD 국가 중 중간 정도 성적이라 굉장히 빨간 불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국가 재정으로 충당한 성장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며 “재정이 뒷받침하지 않았다면 성장률은 더 떨어졌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면서 “현재 민간 기여가 30%, 정부 기여가 70%인데 민간 기여가 낮으면 지속 가능성에 문제가 생긴다”라며 “재정으로 떠받치는 것을 과연 얼마나 할 수 있겠는가. 긍정적으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고용에 대해서도 부정적이었다. 박 회장은 “모처럼 긍정적인 숫자가 나와서 반갑지만 역시 고령층 고용 창출에 쏠려 있다”며 “제조업이나 금융업 일자리는 감소하고 있다. 개선세가 얼마나 갈지 걱정이다”라고 우려했다.

조국 법무부 장관 사태와 관련해서 박 회장은 “개인적으로도, 경제단체장으로도 언급하기 적절치 않다”면서 “이 이슈가 아니더라도 20대 국회가 제대로 열린 적이 있는가. 국회 전체가 계속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법·제도 개선으로 경제의 물꼬를 빨리 터줘야 하는데 지나치게 막혀 있어 주요 서진국과 비교할 때 내용이 나쁠 수밖에 없다”면서 “일본 수출 규제 사태가 산업의 토양을 바꾸는 법·제도 개선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상우 기자 nswrea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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