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의 수익은 높은데 직원의 연봉이 낮다면?
가천대길병원 보건의료노조는 19일 “길병원의 병원 규모는 전국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고 지난해 진료비 수익은 전국 8위를 기록했다”고 주장했다. 이런데도 지난해 총진료비 수익이 현저히 낮은 서울 5개 사립대병원과 비교해 평균 연봉이 더 낮다고 비판했다.
노조에 따르면 길병원의 평균 간호사의 연봉은 5년 차 4191만810원, 15년 차 4857만8820원, 25년 차는 5412만7770원이다. 서울 5개 사립대 병원과 비교하면 5년 차 4762만6932원, 15년 차 6121만3946원, 25년 차 7522만5365원이었다.
의료기사의 연봉도 마찬가지였다. 노조는 길병원의 평균 의료기사 연봉은 5년 차 4017만5088원, 15년 차 4636만3104원, 25년 차 5191만2180원이라고 밝혔다. 이와 비교해 5개 서울 사립대병원 평균 연봉은 5년 차 4615만4515원, 15년 차 5903만6531원, 25년 차 7283만2351원 등이다. 즉, 오래 일할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라는 게 노조의 지적이다.
노조는 “수도권 대학병원과의 격차만이 문제가 아니다. 연차가 쌓일수록 다른 지방 대학병원보다도 현격히 연봉총액이 낮아지고 있다”면서 “오래 일할수록 손해 보는 임금체계를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병원 측의 입장은 다르다. 병원 관계자는 “병원에서 보유금 현황을 공개한 바 있다”며 “보유금이 많지 않다. 한 달 동안 병원을 운영할 수 있을 정도에 불과하다. 노후장비 교체·신규 장비 구매·건물 리모델링 등 들어갈 돈에 대해서 남겨둬야 하는 상황”이라고 일축했다.
이어 “지난해 파업도 있었고 최근 여러 악재가 겹쳐 환자 수가 감소하고 있어 병원 내부에서 불안감이 팽배하다”면서도 “노조에서는 수익이 많을 때 챙겨준 것 있냐고 물어볼 수 있다. 하지만 투자에도 큰 비용이 들어갔다. 끊임없이 투자해 이렇게 병원이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직종·나이·연차에 따라 연봉이 달라진다”면서 “다른 병원보다 초임이 높으나 중간관리자가 되면 연봉이 낮은 경우가 있는 것으로 안다. 이 부분에 대해 노조와도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최근 타결된 국립암센터의 파업에서도 사측이 1.8% 임금인상을 요구한 것을 예로 들며 “우리는 5% 임금인상을 제시했다. 병원마다 자기들의 형편이 있다”고 토로했다.
앞서 노조는 지난 10일부터 파업을 예고했다가 인천지방노동위원회의 조정기한 연장으로 24일까지 협상하기로 했다. 노조는 ▲15.3%의 임금인상 ▲적정 인력 충원 등을 요구했고 병원은 5%의 임금인상을 제시했었다.
병원 관계자는 “노조도, 병원도 파업은 서로가 피해야 하는 마지막 상황이다. 파업은 면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조정회의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노상우 기자 nswrea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