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액상형 전자담배가 중증 폐질환 등을 유발한 주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안전성 논란이 커지고 있다.
쥴랩스 코리아와 브리티쉬아메리칸토바코코리아(BAT 코리아) 등은 원인 물질로 지목된 성분이 국내 판매 제품에 포함돼있지 않다며 안전성 의심에 대해 선을 그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서는 지난 20일 기준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이 원인으로 의심되는 중증 폐질환 사례가 530건이 보고됐다. 이 중 사망 사례도 8건이나 됐다.
현재 38개주와 1개 해외령에서 의심 사례가 보고됐다. 해당 사례들은 미국 질병관리본부(CDC) 판별기준 전자담배를 피운 뒤 중증 또는 급성 폐질환이 확실하거나 가능성이 높은 경우다. 중증 폐질환에 걸린 사례의 약 72%는 남성이며 3명 가운데 2명은 18~34세로 알려졌다.
이에 CDC는 액상형 전자담배와 폐질환·사망사고의 관련성에 대한 역학조사에 나선 상태다. 이와 함께 CDC는 정확한 원인 규명 전까지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 금지 또는 중단을 권고했다.
미국 정부 기조에 발맞춰 최대 소매 유통업체인 월마트는 전자담배 판매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미시간주와 뉴욕주 역시 가향 전자담배 판매를 금지했으며 라이트 에이드, 달러 제너럴, 코스트코 등 유통업체들도 판매를 중단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가향전자담배를 시장에서 퇴출시키는 강력한 제재 조치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가향(flavored)전자담배란 담배에 과일·박하향 등을 첨가한 제품을 말한다. 이미 유럽에서는 중독성 등을 이유로 가향전자담배액상형 전자담배에 박하향 등을 첨가한 액상 등의 판매를 금지했다. 미국 미시간주와 뉴욕시 역시 가향전자담배의 판매를 금지했다.
보건복지부도 지난 20일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과 중증 폐 질환의 인과관계가 밝혀질 때까지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 자제를 권고한 바 있다.
쥴 등 폐쇄형 전자담배 판매량은 지난 5월 말 국내 출시 이후 6월 말까지 포드 기준 610만개가 판매되며 한 달 만에 전체 담배 시장의 0.7%를 차지했다. 일각에서는 아이코스와 릴, 글로 등 기존 궐련형 전자담배 소비자들이 있음에도 단기간에 높은 판매량을 기록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을 내놓기도 했다.
국내에서 액상형 전자담배를 판매 중인 기업들은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의심 물질로 지목된 ‘THC(대마유래성분, Tetraydrocannabinol)’, ‘비타민 E 아세테이트’ 등이 함유돼있지 않다는 이유다.
쥴랩스 코리아 측은 “미국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자의 중증 폐질환 발병 원인으로 지목된 THC와 비타민 E 아세테이트 두 종은 국내 판매되는 쥴 제품에 들어있지 않다”고 밝혔다.
KT&G 관계자는 “자사 제품에는 THC 등 문제로 지목되는 물질이 포함돼있지 않다”고 말했다.
BAT 코리아 관계자 역시 “두 종 물질은 국내에서 허용되는 성분이 아니기에 국내에서 판매되는 제품에 포함돼있지 않다”면서 “국내 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되는 자사 모든 제품에는 해당 물질이 포함돼있지 않다”고 말했다.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