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 평화와 번영, 그리고 국제분업의 선순환을 위해서는 한일 간의 우호와 협력은 중요합니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24일 오후 14시30분 서울 중구 을지로 롯데호텔 2층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제51회 한일경제인회의’ 기조연설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어 손경식 회장은 “최근 미국과 중국 간 전략적 경쟁이 군사적 경쟁, 외교적 경쟁을 넘어서서 무역 및 기술패권경쟁으로 치달으며 동북아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국제정세의 전환기적 시점에 한일관계마저 경색되면서 역내 불확실성과 불안정성이 증폭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일 양국은 경제적 호혜관계 뿐만 아니라 안보 협력의 끈을 튼튼히 유지할 때 서로의 번영과 안정이 확보될 수 있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며 “동북아 지역의 새로운 평화 질서 구축을 위해서는 한미일 협력에 관한 상호 신뢰가 중요하다. 한일 양국은 감정의 응어리를 뛰어넘어 역내 질서에 대한 현실적 협력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특히 손 회장은 “최근 한일간 무역분쟁은 양국 기업의 오랜 신뢰관계를 훼손하고 국제공급망에 예측불가능성을 초래하는 것”이라며 “무역분쟁은 국제 분업의 선순환 구조를 왜곡하고 한일 양국 기업들 모두에게 불이익을 가져다 줄 것”이라며 “한일 양국이 국교정상화 이후 서로를 파트너로 삼아 꾸준한 동반 성장을 이뤄왔다. 양국 정부의 협력을 통해 동반 하락이 아닌 동반 성장의 길로 함께 나아가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손 회장은 한일 양국의 관계 개선을 위한 3가지 지향점으로 ▲문화, 체육, 예술, 인적 분야 교류를 확대·강화해 과거사 문제에 대한 원만한 해결방안을 모색 ▲갈등요소들을 상호존중과 신뢰로 변화 ▲공고한 한일 경제협력관계와 경제인 우호친선관계를 통해 법, 정치, 외교로 풀기 어려운 문제도 한일 경제인들의 실용성, 포용력, 합리성으로 풀어나갈 것을 강조했다.

한편 이날 막 오른 경제인회의는 1969년부터 한국과 일본의 최고경영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양국 간 경제협력 증진 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대표적인 민관합동회의다. 최근 한일관계가 매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회의에서는 ‘급변하는 세계경제 속의 한일협력’을 주제로, 새로운 50년의 한일협력방안에 대해 24일부터 이틀 간 논의할 예정이다.

금번 회의에 한국 측에서는 김 윤 한일경제협회 회장·삼양홀딩스 회장을 단장으로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축사),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기조연설), 유명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특별강연), 이수훈 전 주일한국대사(한일관계 주제발표), 류진 풍산그룹 회장,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손봉락 TCC스틸 회장, 이휘령 세아제강 부회장,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우기홍 대한항공 부사장, 정탁 포스코 부사장 등 203명이 참석한다.

일본 측에서는 사사키 미키오 일한경제협회 회장·미쓰비시상사 특별고문을 단장으로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일본대사(축사), 고가 노부유키 부회장(기조연설/노무라홀딩스), 아소 유타까 부회장(신산업 보고/아소시멘트), 오카 모토유키 부회장(스미토모상사), 우에다 카츠히로 부회장(오오가키정공), 이미즈 하루히로 부회장(일간공업신문), 이케다 마사키 부회장(호텔오쿠라), 도쿠라 마사카즈 부회장(스미토모화학), 무라카미 노부히코 부회장(도요타자동차) 등 102명이 참석했다.

임중권 기자 im918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