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사상 처음 마이너스로 집계됐다.

1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5.2로 전년 대비 0.4% 하락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 대비 하락한 것은 1965년 전도시 소비자물가지수 통계 작성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지난 8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0.038% 하락해 사실상 마이너스를 가리킨 적은 있었지만, 공식 상승률은 0.0% 보합에 그쳤다.

지난해 동월 대비 물가상승률은 1월 0.8%를 기록한 이후 줄곧 0% 대를 기록하다가 이번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물가상승률이 이처럼 장기간 1%를 밑돈 것은 2015년 2월부터 11월까지 10개월 이후 처음이다. 

통계청은 지난달 고교 무상교육 확대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등 정부 정책이 물가상승률 하락을 부채질했다고 설명했다. 

또 폭염의 영향이 이어졌던 지난해와 달라 올해는 기상이 양호해 농·축·수산물 생산량이 늘었고 가격은 떨어졌다. 석유류 가격도 유류세 인하 종료로 상대적으로 내렸다.

품목성질별로는 농축수산물 전년 대비 8.2% 하락했고 석유류 가격은 5.6% 떨어졌다. 서비스 가운데서는 공공서비스가 1.2%, 집세는 0.2% 하락했다.

어류·조개·채소·과실 등 기상 조건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0개 품목을 기준으로 산정하는 ‘신선식품지수’ 역시 15.3% 감소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간 비교가 가능한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0.5% 상승했으며, 장기적인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작성하는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근원물가)도 0.6% 올랐다. 

반면 체감물가를 파악하기 위해 구매가 잦고 지출 비중이 큰 141개 품목을 토대로 작성하는 ‘생활물가지수’는 0.9% 내렸다.

통계청은 이번 마이너스 물가에 대해 디플레이션 가능성은 없다고 못을 박았다. 

통계청 관계자는 “고교 무상교육 정책과 농산물 가격 기저효과 등 정책적·일시적 요인에 따른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소비자심리지수가 전월보다 4.4포인트 상승하는 등 소비부진으로 인한 디플레이션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