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지난달 소비자물가상승률이 공식적으로 첫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에 대해 “디플레이션 상황은 아니다”고 밝혔다.
김 차관은 1일 오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확대 거시경제금융회의에 참석해 “(이번 물가는) 기저효과가 작용하면서 일시적으로 나타난 측면이 강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4%로 공식 통계사상 첫 마이너스다. 정부는 농산물 가격 하락, 낮은 유가 등 공급측 요인과 유류세 인하 등 정책적 요인이 결합된 결과로 설명했다.
농산물과 석유류 가격 하락 등 공급측 요인이 물가상승률을 낮추는 효과는 8월 -0.77%p, 9월 -1.01%p로 커졌다.
정부는 농산물과 석유류 가격이 지난해 수준을 나타냈다면 9월 물가상승률이 1% 수준을 기록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외에 건강보험 적용 확대, 하반기 시행된 고3 무상교육 등 복지정책 확대도 물가상승률을 -0.26%p 추가로 낮춘 것으로 진단했다.
이어 “배럴당 국제유가도 지난해에는 8월 73달러, 9월 77달러로 상승했으나 올해 8~9월에는 60달러 수준으로 하락세가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김 차관은 이 같은 공급 측 충격으로 2~3개월 단기간 물가하락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당분간은 공급 측 영향이 지속되면서 물가상승률이 0% 내외에 머물 것으로 보이며 기저효과가 완화되는 연말부터는 0% 중후반 수준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김 차관은 이어 물가 하락이 디플레이션으로 이어지는 것을 경계했다.
그는 “소비자물가 통계지수 편제 이후 최초로 9월 물가가 마이너스를 보이면서 일각에서는 디플레이션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며 "최근 몇 달간 흐름이 디플레이션 징후는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글로벌화, 기술발전, 유통혁신 등으로 전세계적으로 물가상승률이 둔화되는 현상이 구조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유가 급락에 따른 공급측 충격으로 2~3분기 단기간 물가가 하락하는 현상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차관은 “최근 세계경제 둔화와 함께 대외적 요인 등으로 우리경제 활력이 둔화된 만큼 한국은행과 함께 세계적인 물가흐름, 구조적 물가둔화원인 등 물가동향을 면밀하게 점검하겠다”고 했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