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을철 대표 감염성 질환인 쯔쯔가무시가 심장질환의 발생률과 사망률을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참고로, 쯔쯔가무시는 진드기 유충에 물려 발생하는 급성 열성 질환이다.

강기운 을지대학교병원 심장내과 교수와 장석용 을지대학교 예방의학교실 교수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빅데이터를 토대로 지난 2006년부터 2016년까지 쯔쯔가무시로 진단받은 환자 23만3474명에 대해 감염 이후 심장질환 발생 여부 및 관련 사망률을 전수 조사했다.

전체환자 중 2402명은 쯔쯔가무시 발병 이후 기존에 없던 심방세동이 새롭게 발병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방세동은 정상 범위를 벗어나 불안정하게 뛰는 심장박동을 말한다. 이중 여성이 1362명, 남성 1040명으로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많이 발생했다.

심방세동이 새로 나타난 환자들은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급성심부전과 허혈성 심질환이 발생할 확률이 4.1배, 1.9배 높았다. 이 환자들의 감염 이후 3개월 이내 사망 가능성도 2.4배, 13.7배 증가했다.

연구팀은 중증 쯔쯔가무시에 감염되면 부정맥 질환인 심방세동이 나타날 수 있고 이 경우 급성심부전이나 허혈성 심질환 같은 심장 합병증이 동반 발생할 위험성이 높아지는 동시에 3개월 사망률도 크게 높아진다는 것이 이번 연구로 밝혀졌다고 분석했다.

쯔쯔가무시와 심장질환과의 연관성이 밝혀진 것은 세계적으로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향후 쯔쯔가무시 환자들의 새로운 심방세동 발생 여부를 통해 치명적인 심혈관질환 합병증을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해 사망률 감소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연구팀은 기대했다.

강기운 교수는 “심장질환 및 돌연사로 응급실에 내원한 환자가 쯔쯔가무시로 진단받는 경우가 수차례 반복관찰돼 이 연구를 진행하게 됐다”며 해당 환자들의 심장 합병증 발생을 조기에 진단하기 위해 중증 쯔쯔가무시 감염병의 경우나 기존에 심장질환을 갖고 있던 환자가 쯔쯔가무시에 감염된 경우 항생제 치료 중에 지속적인 심전도 검사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으며 ‘쯔쯔가무시 감염병에 있어 치명적인 심장병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으며, 새로 발생된 심방세동이 이를 예측할 수 있다’는 제목으로 국제학술지 ‘Clinical Cardiology’에 게재됐다.

노상우 기자 nswrea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