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을 둘러싼 한반도의 정세가 다시금 얼어붙었다. 남북관계 해빙과 함께 재개 움직임을 보였던 이산가족 상봉과 개성공단 재가동이 요원해졌다는 분석이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9일 ‘노골적인 적대감의 발로’라는 제목의 논평을 내고 지난달 28일 해병대사령부 주관으로 개최된 제69주년 서울수복 기념행사 등을 비난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최근 남조선당국이 반공화국 대결 광대극을 빈번히 벌이면서 우리를 자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지난 1일 진행된 ‘제71주년 국군의날 기념식’에 대해서도 “우리에 대한 공공연한 위협이며 도발”이라고 이야기했다.
북한 매체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우회적으로 비난한 일도 있다. 북한의 대남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지난 8일 문 대통령의 방미와 무기구입 계획과 관련해 “얼마전 미국을 행각한(방문한) 남조선 집권자가 미국산 무기구매를 강박하는 상전의 요구를 받아 무는 비굴한 추태를 부렸다”고 말했다.
북한은 북미실무협상 결렬 후 미국을 향해서도 압박을 가하고 있다. 북미실무협상 북측 수석대표인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는 협상 결렬 후 “미국이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어떤 끔찍한 사변이 치러질 수 있겠는지 누가 알겠느냐”며 “두고 보자”고 엄포를 놓았다.
남한과 북한, 미국의 관계가 삐걱대며 이산가족 상봉과 개성공단 재개 등 현안도 전혀 진전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8월 이산가족 상봉이 진행된 후 이뤄지지 못했다. 화상상봉 등도 논의됐지만 실행되지 않았다. 통일부는 지난 5월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의 방북 점검을 승인했으나 구체적인 일정은 잡지 못 하고 있다. 북측이 무응답으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남북정상회담 이후 빠른 시일 내 남북교류가 재개될 것으로 봤던 이들은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개성공단기업협회 관계자는 “여전히 정부에서 일정에 대한 답변을 주지 않고 있다”며 “북측에서 답을 내놓지 않는 상황이라 따로 해줄 말이 없다고만 했다”고 토로했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