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태일재단이 류석춘 연세대 교수의 전태일 관련 기고글에 대해 강하게 반박했다.
전태일재단은 11일 ‘류석춘 교수의 곡학아세를 규탄한다’는 입장문에서 “최근 몰역사적인 발언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류 교수가 월간조선에 전태일과 관련한 글을 썼다”며 “내용 자체도 무지와 왜곡투성이지만 박정희 정권의 가장 큰 피해자인 전태일과 노동자들을 박정희 정권을 왜곡·미화하는데 활용했다는 면에서 저의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류 교수는 최근 월간조선에 “전태일은 16세 되던 1964년 봄 평화시장에서 ‘시다’로 일을 시작해 만 3년 만인 19세 되던 1967년 봄 ‘재단사’가 되었고, 같은 기간 그의 월급은 1,500원에서 1만5000원으로 정확히 10배 올랐다”, “이로부터 다시 3년 후 1970년이 되면서 재단사 월급 2만3000원을 받았다”, “전태일의 월급은 1964년부터 1970년까지 6년 동안 무려 15배 이상 상승한 셈” “이를 두고 과연 누가 착취라는 말을 꺼낼 수 있는가?” 등의 내용이 담긴 글을 기고했다.
전태일재단은 “수치만 나열하며 그 이면을 보지 않거나 애써 무시하는 전형적인 곡학아세”라며 “1960년대 당시 서울의 커피 1잔 값이 50원이었다. 당시 시다들의 월급 1500원은 하루 종일 일해도 커피 1잔값 밖에 벌지 못하는 살인적인 저임금이었다”고 질타했다. 이어 “임금의 열 배를 받아도 저임금이었던 사정을 류 교수는 전혀 살펴보려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한 “당시 평화시장 노동자들의 평균 노동시간은 적게 잡아도 주당 105시간이다. 일요일 없이 하루 15시간 이상을 일해야 했다”며 “이렇게 일해서 받는 일당이 시다는 커피 한 잔 값인 50원, 재단사는 커피 10잔 값인 500원이었다. 이게 착취가 아니면 무엇이란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전태일재단은 “이런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전태일의 월급이 많이 올랐다고 하는 것은 전태일평전을 제대로 읽지 않았다는 반증”이라며 “전태일에 대해 언급하겠다면 당시의 상황에 대한 검토와 연구를 한 후 이야기하는 것이 학자로서 최소한의 양심”이라고 덧붙였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