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가을 날씨가 다가오면서 자전거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더러 자전거 타기가 전립선 건강에 해롭다고 여겨 페달 밟기를 주저하는 이들도 적지않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속설이 사실과 다르다고 설명한다.
남성의 경우, 자전거 안장과 닿는 부위가 항문과 음낭 사이인 회음부다. 회음부 안쪽에 전립선이 있는데 자전거를 타면서 지속적으로 전립선에 자극을 주게 되면 건강에 좋지 않다고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지난 1980년대 해외에서 소개된 여러 논문이 오해를 불러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윤수 한국성과학연구소장은 “과거 덴마크 자전거 동호회에서 조사한 결과 자전거를 타는 것이 전립선에 나쁘다는 연구가 있었다”면서 “이들이 하루에 6시간 이상 매일 자전거 훈련을 강하게 하는 사람들이었다. 일반적으로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과 다른 결괏값을 내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소장은 “딱딱하고 뾰족한 사이클 안장을 장시간 매일같이 오래 타는 것은 전립선 건강에 문제가 될 수 있다”며 “부드러운 안장으로 바꾸거나 두툼한 쿠션을 덧대 직접적인 자극을 피하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선주 경희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도 비슷한 견해를 폈다. 이 교수는 “해외에 소개됐던 논문들이 100% 진실이 아니다”라면서 “표본의 수와 조건 모두 확인해보면 자전거와 전립선 건강의 상관관계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대인들이 자전거 선수들처럼 타는 것도 아니고 운동할 때 타는 것이라면 오히려 도움된다”라며 “자전거를 타면 심폐기능이 강화되고 혈관 건강도 좋아진다. 혈관에 탄력이 생기면 성 기능 개선에도 도움을 줘 자전거 타는 것을 권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따릉이’ 등 공유 자전거에 대해서 이 교수는 “길어야 1~2시간 짧은 이용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사이클선수처럼 쪼그려 앉아서 장시간 타지는 않는다. 안장도 높거나 뾰족하지 않다. 아주 오래 타는 것도 아니고 몸을 격하게 움직이는 것도 아니다 보니 괜찮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적으로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 사이클 안장을 사용하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이 교수는 지적했다. 그는 “매일 전문적으로 한강이나 남한산성을 자전거 타는 사람들이 있는데 사이클 안장이면 전립선 건강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자전거로 높은 곳을 올라갈 때 왼쪽 오른쪽으로 몸을 움직이는 데 이럴 때 전립선에 자극이 많이 간다”면서 “자전거를 타고 나서 전립선 부위에 불편함을 느끼면 따뜻한 물로 좌욕을 하면 도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자전거를 탈 때 뾰족한 안장을 사용하지 말고 둥근 계통의 폭신한 안장을 사용하면 문제가 될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자전거를 오래 타다가 압박으로 고통이 느껴지면 안장을 바꾸거나 쉬었다가 타면 된다고 조언했다.
노상우 기자 nswrea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