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 사업지출 중 질병 예방과 건강증진 등에 쓰인 사업비는 3%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이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건강검진으로 1조7510억원, 건강증진으로 919억원, 건강관리서비스 88억원 등을 합하면 1조 8516억원으로 건강보험 사업지출 60조9801억원의 3% 수준이었다.
남 의원은 “고령화에 따른 노인진료비 증가·만성질환 증가 등 보건의료 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해 건강보험제도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려면 고비용 급 성기 사후치료 중심에서 비용 효과적인 사전 질병 예방·건강증진 사업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2000년 건강보험법을 시행하며 제1조 목적에 국민보건 향상을 위해 질병·부상에 대한 예방 및 건강증진에 대한 보험급여를 명시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건강보험은 급성기 중심 고비용 사후치료비 지출에 중점을 두고 질병 예방 및 건강증진에 대한 지출에 소극적이었다”고 지적했다.
인구구조의 고령화로 건강보험 총진료비 중 노인진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처음으로 40%를 넘었다. 노인 인구 비중도 증가추세를 보여 노인진료비 증가 폭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건보공단이 남 의원에게 제출한 ‘노인진료비 비중 추이’ 자료를 보면 건강보험 총진료비 대비 노인진료비 비중은 지난 2009년 31.6%에서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40.8%로 40%를 넘어섰다. 10년간 나이별 진료비 추이를 살펴보면 건강보험 전체 진료비는 연평균 7.8% 늘었지만, 65세 이상 진료비는 연평균 11%로 증가율이 더 높았다. 지난해 건강보험 적용인구 1인당 연간 진료비가 152만3000원이었던 것과 비교해 65세 이상은 1인당 454만4000원으로 전체 1인당 연간 진료비의 3배 수준이었다.
만성질환 진료비도 꾸준히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남 의원에게 제출한 ‘만성질환 진료비 추이’에 따르면 고혈압과 당뇨·관절염 등 12대 만성질환 진료비 추이를 살펴보면 지난 2010년 11조9219억원에서 지난해 23조3671억원으로 8년 새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차지하는 비중도 2010년 27.3%에서 지난해 30.1%로 늘었다.
남 의원은 “인구구조의 고령화 및 만성질환 증가로 건강보험 총진료비 중 노인진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처음으로 40%를 넘었고 만성질환 진료비 비중도 30%를 넘었다”며 “건보공단이 비용 효과적인 질병예방·건강증진 사업을 더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건보공단에서 전국에 건강증진센터를 20개소 운영하고 12개 지사에서 노인 마일리지를 운영하고 있지만, 이를 전국적으로 확대·운영할 필요가 있다”면서 “독일과 미국 등 선진국과 같이 비만과 금연 등 건강유지를 위한 예방조치를 취하거나 건강증진프로그램에 참여한 경우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건강 인센티브 제도 도입, 만성질환자에 대한 운동 바우처 제공 등 적극적인 대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노상우 기자 nswrea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