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 생활 19년 만에 중간평가를 받는 마음으로 대중 앞에 섰다. 주연을 맡은 영화 세 편이 줄이어 개봉을 기다리고 있는 배우 권상우의 이야기다. 그 중 첫 번째 영화는 오는 17일부터 극장에 걸리는 ‘두번할까요’(감독박용집)다. 권상우는 이 작품에서 주인공 현우를 연기했다. 이혼 후 행복한 싱글라이프에 돌입했지만, 전 부인인 선영(이정현)과 옛 친구 상철(이종혁)이 함께 나타나며 혼란을 겪는 인물이다.
최근 서울 삼청로의 한 카페에서 만난 권상우는 “시험을 치르는 기분”이라는 심정을 털어놨다. 지난해 작업한 영화를 연달아 개봉하게 돼 돼 감회가 남다르다는 설명이다. 권상우는 “40대 중반, 변화가 필요한 시점에 세 편의 영화를 관객에게 선보이는 만큼 어떤 반응이 나올지 궁금하다”라며 웃었다.
“제가 잘하는 것으로 관객에게 제대로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에요. 드라마 출연과 해외 진출로 한국영화에 대한 갈증이 심했는데, ‘탐정’ 시리즈를 통해 어느 정도 회복했죠. 그런 상태에서 작년엔 제가 잘할 수 있는 좋은 시나리오를 만나 열심히 했어요. ‘두번할까요’를 통해서는 로맨틱 코미디를 보여드릴 예정이고, ‘신의 한 수 : 귀수’에서는 제가 가진 장점인 액션을 충분히 선보일 수 있겠죠. ‘히트맨’을 통해선 이전과 다른 코미디를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권상우는 ‘두번할까요’를 “관객이 재미있게 볼 수 있는 로맨틱 코미디 영화”라고 소개했다. 그는 결정적으로 큰 웃음을 유발하는 장면은 적지만, 잔웃음이 터지는 포인트가 많다는 것이 이 영화의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결혼과 이혼에 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점도 영화의 감상 포인트다.
언론시사회 도중 가장 큰 웃음이 나왔던 부분은 단연 ‘말죽거리잔혹사’ 패러디 장면이었다. 이에 관해 권상우는 “처음부터 시나리오에 있었던 것”이라며 “한 작품에 출연했던 두 배우가 다른 영화에서 만나 더욱 재미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영화 ‘말죽거리잔혹사’를 촬영할 땐 이종혁 씨도 저도 신인이었어요. 그땐 촬영이 끝나면 모래주머니를 차고 달리기도 했고, 무술 연습도 했죠. 그래서 그런지 그 영화에 함께 출연했던 배우들을 만나면 동창생을 만난 것처럼 반가워요. 이종혁 씨도 이번 영화로 다시 만났는데, 얼마 전에 봤던 것처럼 어색한 것 하나 없이 재미있게 촬영했어요.”
15년 전 과거를 회상하는 그에게 19년간 연기자 생활을 하며 지키고자 했던 신념을 묻자 단번에 “부지런함”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권상우는 “부지런하게 움직여 손해 볼 것은 없다는 마음으로 생활한다”라며 “늘 무엇이라도 해야 마음이 편하다”라고 귀띔했다.
“배우로서 19년을 돌아보면 일단 운이 좋았죠. 그런데 그 안에서 저도 부지런하고 몸 사리지 않으며 활동했어요. 촬영이 중단될만한 상황에도 멈추지 않고 앞으로 나아갔던 적도 많고요. 몸을 던져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스스로 중간평가를 하자면 능력이 부족한 분도 많지만, 열심히 잘해 왔다고 하고 싶네요.”
인세현 기자 inout@kukinews.com / 사진=KTH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