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시대에 건강한 장수를 위해서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치아 건강이다. 신경 써야 할 대표적인 구강질환이 충치(치아우식증)와 풍치(잇몸질환)인데 풍치에 대해서는 모르는 경우가 많다. 성인환자들의 치아 상실 주원인은 바로 풍치다. 풍치를 예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지난해 발간된 건강보험통계연보에 따르면 치은염과 치주질환 환자는 지난 2010년 7941명에서 2016년 1만4189명, 2017명 1만5177명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65세 이상 노인 외래 다발성 질병 순위 중 고혈압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따라서 노인이 됐을 때 건강한 본인의 치아를 닦을지 틀니를 닦게 될지는 지금 풍치 예방을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 흔히 풍치로 불리는 치주질환은 잇몸을 포함한 치아 주위 조직에 급성 또는 만성으로 염증이 생기는 것을 말한다. 주로 30대 후반 이후 발생해 장년기와 노년기를 거치며 꾸준히 심해진다. 치아를 상실하는 대부분 이유가 바로 풍치 때문이다.
풍치의 주원인은 치태와 치석이다. 치태는 입안의 음식물 찌꺼기와 세균이 모여 치아 표면에 형성된 것으로 플라크라고도 한다. 이 플라크는 시간이 흐를수록 굳어 칫솔질로 제거되지 않는 치석으로 변한다.
허수복 루센트치과 대표원장은 “치태와 치석이 잇몸 안쪽으로 파고들면 염증이 생기고 그 증상이 치주인대와 치조골까지 퍼져 치아가 빠질 수 있다”며 “당뇨와 같은 전신질환이나 흡연·스트레스·유전적 요소가 있다면 증상은 더 악화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풍치가 나이 들수록 더 잘 발생하는 이유는 잇몸 역시 노화를 겪기 때문이다. 침 분비가 감소하고 수분도 줄어들어 치아가 깨지기 쉽게 된다. 치아도 많이 마모되고 잇몸도 줄어들면서 치근이 노출된다. 따라서 풍치의 발생 및 악화 가능성이 크고 이에 따른 치아 상실의 위험도 증가한다.
풍치를 치료하기는 쉽지 않다. 특정 치아 하나에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그 주변 치아들도 동시에 같은 증상을 보여 치아 하나를 뽑는 수준으로 끝나지 않는다. 풍치로 치아 하나가 빠지면 주변 치아들도 약해져 잇달아 빠지게 된다. 임플란트를 해도 여러 대를 심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따.
풍치를 예방하려면 금연하고 스트레스를 줄이며 정서적인 안정감을 유지해 긍정적인 삶의 자세를 갖는 게 도움 된다. 전신질환 위험인자를 조절하는 것도 중요하다. 또 치아를 깨끗이 닦아 치태를 없애도 매년 한두 번 스케일링 받는 것도 좋다. 이와 함께 당분과 산이 많이 함유된 음식보다는 비타민C가 든 채소와 과일과 함께 흰 우유, 생선 등을 주로 섭취하는 것도 도움 된다.
칫솔은 칫솔의 머리가 작고 모가 부드럽고 둥근 모양이어야 잇몸 손상이 없다. 가벼운 압력으로 잇몸에서 치아 쪽으로 칫솔을 회전시키며 쓸어 주며 치아의 바깥쪽 면에서 안쪽 면, 씹는 면, 혀와 잇몸 등의 순서로 닦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기적인 검진도 풍치 예방에 많은 도움이 된다. 허수복 원장은 “풍치는 치아뿌리를 감싸고 있는 치조골이 절반쯤 주저앉아야 자각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별다른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으로 스케일링을 받으면서 잇몸질환 여부를 확인해야 치아를 건강하게 지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상우 기자 nswrea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