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 편의점에 자율주행 배송”…유통가, 新기술 테스트 ‘불’붙었다

“무인 편의점에 자율주행 배송”…유통가, 新기술 테스트 ‘불’붙었다

첨단 IT기술, 매장과 서비스 적용에 속도…"미래 돌파구 연다"

기사승인 2019-10-24 03:00:00

유통업계가 첨단 IT 기술을 현장에 접목시키는 노력에 속도를 내고 있다. 말로만 언급되던 무인 편의점, 자율주행 배송 등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몇몇 서비스는 일반 대중에게 개방할 정도로 현재 상당한 수준까지 개발이 진행된 것으로 평가된다. 날로 어려워지는 영업 환경 속에서 업계가 첨단 기술을 통해 돌파구를 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자율주행기술 전문 스타트업 ‘토르 드라이브’와 함께 자율주행 배송 서비스 ‘일라이고(eli-go)’를 시범 운영 중이다. 오는 28일까지 이마트 여의도점에서 자율주행 차량 1대로 당일 배송을 진행한다. 일종의 파일럿 테스트로, 전 지역이 대상이 아닌 여의도 인근지역 아파트 2개 단지만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고객이 매장 내 키오스크를 통해 해당 서비스를 신청하면, 이마트가 자율주행 차량으로 고객 집 근처까지 배송을 진행한다. 고객은 아파트 내 지정된 장소 또는 집 앞에서 상품을 수령할 수 있다. 안정성 확보를 위해 자율주행 배송 차량에는 운행요원 1명과 배송 서비스 담당 운영요원 1명 총 2명이 탑승해 운행한다.

이마트 관계자는 “고객들에게 미래 쇼핑 환경을 미리 체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려는 취지”라며 “현재 하루 3건 정도의 서비스 이용이 이뤄지고 있고,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아파트 단지 내에서는 운행요원이 수동 모드로 직접 운전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마트와 협업한 ‘토르 드라이브’는 국내 최초 도심 자율주행차량 ‘스누버’를 개발한 서울대 출신 연구진이 모여 만든 스타트업이다. 이마트에 따르면, 토르 드라이브는 지난해 미국 유통체인과 협업을 통해 자율주행 배송 시범 서비스에 성공한 바 있다. 자율주행 배송은 글로벌 유통업계에서도 뜨거운 화두다. 미국의 아마존은 물론 월마트도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점원이 없는 무인 매장의 개발 역시 속도가 붙고 있다. 신세계의 IT계열사 신세계I&C는 최근 이마트24와 손잡고 무인 결제형 편의점을 선보였다. 지난달 30일부터 일반 고객도 이용할 수 있도록 매장을 개방했다. ‘물건을 집어 그냥 집으로 가는’ (Just Grab and Go) 기술이 국내 유통업계 최초로 적용됐다. 

입장에 필요한 어플리케이션(앱)을 설치 후 지하철 개찰구를 통과하듯 매장에 들어가 필요한 물건을 들고 나오면 자동으로 계산이 완료된다. 물론, 전반적인 매장 관리를 위한 근무자를 따로 두고 있어, 아직까지 완전한 무인 매장으로 보기는 힘들다. 그럼에도 상용화가 가능할 만큼, 상당한 기술적 진보를 이뤄냈다는 평가다. 

매장 규모는 약 46㎡(14평)로 소형 편의점 정도의 크기다. 하지만 진열대와 천장 등 곳곳을 뜯어보면 첨단 기술이 총 집약됐다. 매장 점장은 “천장에만 30여 대의 카메라가 붙어있고, 진열대에는 총 850개의 중량 인식 센서가 설치되어 있다”라고 소개했다. 

천장의 설치된 카메라가 사람의 동선과 움직임을 인식하고, 진열대의 중량 인식 센서가 상품이 빠진 것을 감지한다. 이 두 정보가 종합되어 무인계산이 진행된다. 점장의 설명에 따르면, 봉지 땅콩과 껌 등 가벼운 상품의 진열대에도 센서가 있어 그램 단위의 미세한 변화도 감지가 가능하다. 

경쟁사들도 잇따라 최신 기술을 매장에 접목시키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카드, 현금, 스마트폰 등 결제수단이 필요 없는 정맥 인식기술을 기반으로 한 무인점포를 운영 중이다. 세븐일레븐의 ‘핸드페이’는 손바닥 정맥 정보를 암호화된 난수값으로 변환해 카드에 등록한 뒤, 결제할 때 손바닥 인증만으로 본인 확인와 물품 결제가 가능한 기술이다.

소비자가 결제를 원하는 상품을 컨베이어 벨트에 올리면, 상품 바코드 위치와 상관없이 무인 게산대가 스캔을 통해 인식한다. 객체 인식 솔루션을 탑재해, 스스로 개별 상품의 부피를 인식하고, 상품이 겹쳐져 있으면 오류를 자동으로 찾아낸다. 상품 스캔 완료 후엔 사전 등록한 핸드페이 정맥인증 절차로 결제를 진행하면 된다. 

이외에도 GS25는 안면인식 결제시스템을, CU는 모바일 셀프 결제 방식 등의 도입에 나서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첨단 IT 기술을 접목한 서비스와 매장들이 미래 돌파구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면서도 “보안과 기술 개발, 사회적 인식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아, 업계가 이를 대중화시키기까지는 아직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라고 내다봤다.

한전진 기자 ist1076@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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