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용의약품 남용에 따른 항생물질 초과 잔류 사례가 해마다 늘고 있음에도, 국내 수산물 안전성 조사는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더불어민주당 김현권 의원이 최근 해양수산부로부터 받은 제2차 친환경어업 육성계획(2019~2023년)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수산물 생산단계 안전성 조사 부적합 발생건수 109건가운데 94건(86%)이 동물용의약품 남용에 따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같은 기간에 미꾸라지, 뱀장어, 넙치, 조피볼락 등 유통단계에서 항생물질 기준 초과로 부적합 판정을 받은 수산물 13건중 12건은 적발이전 3년간 안전성 조사를 받지 않은 곳에서 나타나 안전성 조사비율이 5%에 불과한 양식장에서 출하됐을 것이라는 의심을 사고 있다.
동물용의약품 사용에 따른 수산물 항생물질 초과 건수 증가는 수산생물의 전염병 발생이 매년 늘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동물용의약품으로 인한 안전성 부적합 발생건수는 2015년 18건, 2016년 30건, 2017년 46건으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수산생물 전염병 발생건수는 국내의 경우 2013년 21건, 2015년 33건, 2017년 53건으로 늘었다. 또 수입의 경우 2013년 3건에서 2017년 20건으로 불어났다.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은 지난 4월 해양수산부에 제출한 수산물 안전관리분야 대국민서비스 강화를 위한 업무 프로세스 개선 연구 최종 보고서에 서 연구용역에 참여한 국민참여단 31명중 94%가 수산물품질관리원과 지자체 등이 추진하고 있는 수산물 안전성 조사건수를 연간 3만7,000건으로 늘려서 10%에 불과한 우리나라의 수산물 안전성 조사비율을 EU수준인 50%로 드높여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밝혔다. 국민참여단 27명은 수품원이 제시한 적정 보충인원 93명이 합리적이라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산물품질관리원은 이와 관련해 “2013년 수품원 인력 87명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 일시에 자리를 옮긴 뒤에 충원이 이뤄지지 않아서 15명이 수산물 73종 93개 항목에 대한 연간 4,500여건의 안전성 조사를 실시하고 있는데, 전국 양식장의 5.3%만이 수산물 안전성 조사를 받고 있는 셈”이라며 “EU요구 수준인 수산물 100만톤당 1건에 해당하는 수산물 안전성 조사 비율에 맞추려면 93명이 충원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체 국내 양식장 1만7405개 가운데 174곳으로 1%에 불과한 HACCP인증 양식장에 대한 인센티브를 강화하고 미인증 업체에 대한 제재를 해서 양식장의 HACCP인증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HACCP인증 양식장은 안전성 조사를 1년에 2회 실시하지만, 일반 양식장은 10년에 한번 꼴로 안전성 조사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조사시간을 단축하고 원인을 제 때에 분석해서 수산물 안전 관리의 실효성을 제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국민참여단은 “소비자가 수산물을 먹기전에 안전성 조사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며 “시설과 인력을 확충해서 220km에 달하는 수품원 검사인력의 평균 이동거리를 줄이고, 조사에 들어가는 시간을 단축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또 “수산물 안전성 조사때 유해물질이 발견되면 출하연기, 폐기처리와 같은 사후처리에만 매달리고 있는데, 전담부서를 신설해서 유해물질에 대한 원인분석을 제 때에 실시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놓았다.
김현권 의원은 “지난해 한국소비자원이 실시한 소비자 위해정보 통향 및 통계 분석 결과, 생선회는 먹거리중 유일하게도 2016년 8위에 이어 2017년 6위로 상위 10개 위해다발품목에 이름을 올렸다”며 “국내 친환경어업의 환경 가치는 연간 1조6547억원, 양식어장 환경 개선에 따른 총편익은 연간 2400억원으로 기대되는 만큼 공익형 직불제 도입으로 안전한 친환경 수산물 생산을 장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어민들이 백신접종으로 항생제 사용을 줄이고 있는 만큼, 백신 개발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