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힘 실어주는 중국…남북·북미관계 실타래 엉키나

북한에 힘 실어주는 중국…남북·북미관계 실타래 엉키나

기사승인 2019-10-29 14:05:44

중국이 무상원조와 지지발언을 통해 북한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남북·북미관계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북핵 해결의 실타래가 꼬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2019년 1월부터 8월까지 중국의 대북 무상 원조액은 3513만6729달러에 달한다. 한화로 410억6429만원이다. 중국은 지난해에도 북한에 한화 약 655억원을 무상으로 원조해왔다. 

지난 2017년 북한에 대한 중국의 무상원조가 전무했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달라진 형국이다. 

중국은 미국의 대북 정책에 대해서도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8일 정례 브리핑에서 “제재와 압박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관련 결의와 한반도 정세의 긍정적인 진전에 근거해 적절한 시기에 가역적인 조항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이 북한에 대한 안보리 대북제재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 랜들 슈라이버 미국 국방부 인도·태평양 안보 담당 차관보는 지난 15일 “유감스럽게도 중국은 제재 집행 문제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중국 영해에서 이뤄지는 선박 환적 문제를 지적했다. 북한이 중국 영해에서 선박 환적을 통해 원유를 수입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중국의 대처가 미온하다는 것이다.

중국이 북한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에 도움이 될지는 의문이다. 북한에 대한 한국 정부의 ‘입지’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우리 정부는 북한과의 관계를 개선하는 동시에 북·미간 다리를 놓는 중재자 역할을 해왔다. 북한도 남측 및 미국 정부와의 대화를 통해 미사일 발사 실험을 중단하고 핵 실험장을 폐쇄했다. 

북미관계가 교착 상태에 빠지자 북한은 태도를 바꿨다.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지난 8월 “우리는 남조선 당국자들과 더 이상 할 말도 없으며 다시 마주 앉은 생각도 없다”며 “역사적인 판문점 선언 이행이 교착상태에 빠지고 북남대화의 동력이 상실된 것은 전적으로 남조선 당국자 자행의 산물이며 자업자득”이라고 주장했다. 최근에는 한국 정부가 세계식량기구를 통해 지원하려 한 쌀 5만t도 거부했다. 또한 재개 움직임이 점쳐졌던 개성공단 등의 문도 다시 걸어 잠갔다. 

미국과 중국이 무역 등으로 갈등을 벌이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미·중 갈등이 지속될 경우, 중국이 ‘북·미협상 지연’을 무역전쟁 카드로 쓰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해 6월 상대국의 물품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무역 전쟁’을 시작했다. 미국은 성명을 통해 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 1102개 품목에 대해 25%의 관세를 매기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중국 측은 미국과 동등한 규모 및 강도의 보복 조치에 나섰다. 최근 미국과 중국은 여러 차례 협상을 통해 ‘1단계 협상’의 마무리 단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전문가는 북중관계에 연연하지 말고 남북문제를 장기적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용현 동국대학교 북한학과 교수는 “남북 그리고 북미 관계를 풀기 위해 어떠한 사안에 일희일비(一喜一悲) 해서는 안 된다”며 “우리 정부에서 남북문제 해결을 위한 창의적인 해법을 내놓고 차근차근 대화를 기다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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