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자에서 일어나 걷는 것만 보더라도 심장질환의 위험 정도를 알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삼성서울병원 신동욱 가정의학과 교수와 전소현 국제진료센터 교수 연구팀은 지난 2009년부터 2014년까지 66세 생애 전환기 검진을 받은 노인 108만4875명을 분석한 결과 ‘일어나 걸어가기 검사’로 심장질환 위험을 예측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일어나 걸어가기 검사를 받은 대상자를 평균 3.6년 추적 관찰해 노인에게 흔한 심근경색·만성심부전·심방세동 발생 여부 및 사망과 관련이 있는지 살펴봤다. 해당 검사는 검진자가 의자에 앉은 상태에서 일어선 뒤 3m를 걷고 제자리로 다시 돌아와 앉기까지 걸린 시간을 측정하는 방법이다. 이 검사법은 다리 근력과 보행 속도, 균형 감각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 10초가 되기 전에 들어와야 정상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연구 기간 내 심근경색은 8885명, 심부전 1만617명, 심방세동 1만5322명, 사망 2만2189명이 보고됐다. 이를 토대로 일어나 걸어가기 검사 결과와 관련성을 분석했더니 소요시간이 10초대인 사람은 정상군보다 심근경색 위험은 9%, 심부전 발생 가능성은 8% 높았다. 사망 위험도 정상군과 비교해 17% 높았다.

특히 20초 이상 걸린 사람은 정상군보다 위험 정도가 크게 높아졌다. 심근경색은 40%, 심부전은 59%씩 각각 위험도가 급증했다. 사망 위험 또한 정상군보다 93%나 높았다. 해당 결과는 심장질환 발병 요인인 고혈압이나 당뇨, 이상지질혈증, 비만 등 선행 질환을 고려한 상황에서 나온 값이다.

전소현 교수는 “근육이 사라진 자리를 지방이 대신하면서 혈관에 악영향을 끼치는 염증 물질들이 덩달아 늘어나 심장에도 해가 된다”며 “이 검사로 심장질환 위험이 큰 노인에게는 적절한 영양 섭취와 균형 있는 운동을 병행하도록 교육해 근손실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유럽예방심장학저널(European Journal of Preventive Cardiology)’최근호에 게재됐다. 

노상우 기자 nswrea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