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가 저출산 및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게 되면서 건설사들도 아파트 단지 내 의료복지서비스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이같은 서비스는 크게 실효성이 없을 거라는 시각도 있었다. 건설사들이 먹거리 확보 차원에서 분양가를 높이기 위해 의료서비스를 도입했다는 설명이다.
8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50년에 65세 이상 노인은 39.8%에 육박하게 된다. 반면 14세 이하 유소년은 8.9%를 차지해 인구 구조가 역피라미드 모습을 보인다. 1960년의 피라미드 형태와 상반된 모습이다.
이에 따라 건설사들도 다가오는 새로운 인구구조에 걸맞게 주택을 시공하고 그에 맞는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GS건설은 최근 국내 한 의료서비스 플랫폼 기업과 미래형 ‘스마트 모바일 헬스케어 서비스’ 개발 계약을 맺었다. 모바일 앱을 통해 입주민의 수면 패턴을 관리하고 개인 혈당 혈압 등을 토대로 맞춤형 건강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목표로 한다. GS건설은 향후 분양 아파트 단지에 해당 서비스를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또 지난달에는 고령층을 대상으로 하는 시니어주택을 공급했다. 용인 동백지구 일대에 위치한 스핑카운티자이 단지 내 건강센터에는 전문 간호사가 상주하며 병원(2020년 2월 개원 예정)과 연계된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HDC현대산업개발도 이와 비슷한 내용의 서비스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입주민들의 앱과 연동된 알림 서비스를 통해 건강관리는 물론 복약 정보를 안내하거나 응급처지 및 가까운 병원 예약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식이다.
이밖에 현대건설도 2021년 입주 예정인 ‘디에이치 자이 개포’에 관련 서비스를 적용할 예정이다. SK건설은 현재 전문업체와 협업을 진행, 시스템 개발을 앞두고 있다.
다만 새로운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인 만큼 상용화되기 까진 시간이 많이 소요될 거라는 평가도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업계가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상황”이라며 “1~2년 뒤 분양 단지부터 본격적으로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실효성 여부에 대한 의구심도 있는 상황이다. 건설사들이 수요 등에 대한 제대로 된 고민없이 먹거리 확보 차원에서 실버산업을 건드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의료서비스 등이 도입될 경우 당초 분양가보다 높아질 우려가 크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최근 건설사들은 주거용 아파트나 토목공사가 사업이 한계에 달했다”며 “의료서비스 등은 사업 다각화 측면에서 실버산업에 접근해서 수익성을 도모하고자 한 것”이라고 도입 배경을 해석했다.
그는 실효성이 없을 거로 내다봤다. 서 학회장은 “선진국과 같은 수요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본다”며 “선진국의 경우 부모들을 돌볼 시스템이 제대로 안되어 있어서 이런 기술이 활성화되는데, 우리나라는 의료 쪽에서 선진국보다 합리적인 사회적 복지시스템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