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구청이 투자한 펀드 손실금을 보전해 준 전직 대구은행 3명이 1심에서 모두 유죄를 선고받았다.
대구지법 형사 10단독 박효선 부장판사는 8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박인규 전 대구은행장에게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160시간 사회봉사를 명했다.
또 같은 혐의로 기소된 이화언·하춘수 전 행장에 대해서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120시간 사회봉사를, 이찬희 전 부행장과 부행장급인 김대유 전 공공부문 본부장, 수성구청 공무원에게는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대구은행 법인에 대해서는 벌금 50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구청 금고 계약 유지를 목적으로 공모해 범행을 저질러 금융거래 질서를 왜곡시켰고, 보전해준 금액이 13억원이 넘어 죄질이 불량하지만 범행을 부인하고 반성하지 않아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며 “피고인들이 개인적 이익을 위해 범행하지는 않았고, 별다른 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종합했다”고 밝혔다.
앞서 검찰은 지난 8월 결심공판에서 피고인들에게 박 전 행장에게 징역 1년을 구형한 것을 비롯해 피고인 모두에게 징역 8월∼1년형을 구형했다.
박 전 행장 등은 수성구청이 2008년 가입한 해외 펀드 30억원이 미국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 파산으로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로 10억여원 손실이 발생하자 2014년 6월 사비 12억2000여만원을 모아 구청 측에 보전해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임원들은 직급에 따라 1인당 5500만∼2억원씩 각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구청과 거래 관계 악화, 은행 공신력 하락 등을 우려해 손실금을 보전해주기로 했고 일부는 갹출금을 마련하기 위해 대출까지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가담 정도가 가벼운 은행 직원과 구청 직원 15명은 불기소 처분했다.
대구=최재용 기자 gd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