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 대표 과일 홍시(紅柿)

늦가을 대표 과일 홍시(紅柿)

기사승인 2019-11-12 15:20:52

예전에는 홍시를 늦가을부터 겨울까지만 맛볼 수 있었다. 홍시는 '동의보감'에 심장과 폐를 튼튼하게 하고, 갈증을 해소해주며, 소화 기능을 좋게 한다고 했다. 특히 과도한 음주로 인한 주독을 푸는데 좋은 효과를 지닌 것으로 나타나 있다. 또한 홍시는 아이들의 면역력을 높여 기온 차가 심한 환절기를 지내는데도 도움을 주는 대표적 늦가을 과일이기도 하다.

감은 국내에서 70여 종 이상의 품종이 있다. 여러 가지 분류에 의해 구분되지만, 둥근 모양의 일반 단감과 길쭉한 모양의 대봉감 종류로 약성을 구분하기도 한다. 이 중에서도 대봉감이라 불리는 크고 좀 더 길쭉한 모양의 대봉감 홍시의 타닌 성분은 위장 속 주독을 제거해 술이 빨리 깨도록 한다. 설사를 반복하는 사람도 이 대봉감 홍시를 먹으면 좋다. 홍시에 많이 함유되어있는 타닌 성분이 설사를 멎게 하고 위궤양 증상을 완화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베타카로틴 성분은 홍시에 함유된 여러 영양성분 중의 하나로 인체의 생리활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영양적 측면에서 노화예방 및 항암작용을 하는 성분이다. 홍시의 베타카로틴은 같은 무게의 복숭아보다 10배 이상 함량이 높다. 변비가 심한 사람들은 감이라면 피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감에 함유된 타닌 성분이 변비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서늘한 그늘에서 제대로 잘 우린 홍시에서는 이 타닌 성분이 불활성되어 변비의 염려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그래도 변비가 염려되는 경우에는 시장에서 사오거나 직접 감나무에서 따온 홍시를 서늘한 베란다 등 햇빛이 직접 비치지 않는 곳이나 항아리 속에 보관하여 일주일 이상 자연 상태로 놔두는 숙성 과정을 통해 변비를 일으키는 타닌 성분의 불활성화를 유도하면 된다. 

요즘은 커피숍이나 카페에서도 늦가을 특선 메뉴로 홍시 스무디를 선보이는 곳이 많다. 홍시의 효능은 위에서 언급한 것 이외에도 홍시에 함유된 풍부한 당분과 각종 비타민이 영양을 공급하여 기운을 나게 하고 면역력 증강에도 도움을 준다. 어린아이들의 영양 간식거리로도 인기가 높다. 

또한 감의 꼭지 부분을 한의학에서는 딸꾹질을 멈추는데 사용하는 등, 감은 여러모로 늦가을에 자칫 부족해지기 쉬운 영양을 공급하는 중요한 과일이다. 홍시에 곁들인 많은 이야기 중 하나인 명심보감(明心寶鑑) 효행편(孝行篇)에 실린 효자 도씨의 홍시에 관한 이야기를 옮겨본다.

가난한 집안의 도씨(都氏)는 효성이 지극하였다. 숯을 만들어 팔아 고기를 사서 어머니께 공양하였는데, 어느 날 어머니가 병이 나서 제철이 아닌 5월에 홍시를 찾거늘, 도씨가 밤이 깊어가는 것도 모른 채 감나무 숲을 방황하는데, 어디선가 갑자기 호랑이 한 마리가 나타나서 앞길을 가로막기에 효자 도씨가 호랑이를 타니, 호랑이가 어디론가 한참 달려 도달한 마을의 한 집에 투숙하였는데, 얼마 후 집주인이 밥을 차려 내오는데 홍시가 있었다.

도씨는 기뻐하여 어찌 이 봄 5월에 홍시가 있는지 물으니 주인이 대답하기를, “돌아가신 아버지께서 감을 즐기셨으므로 매년 가을마다 감 이백 개를 골라 굴 안에 넣어두어 5월에 이르면 완전한 홍시를 겨우 일곱여덟개밖에 얻을 수가 없었는데 올해는 오십 개의 완전한 홍시를 얻었기에 신기하다 생각하였는데, 이는 분명 그대의 효성에 하늘이 감동한 것이다”면서 홍시 스무 개를 내주었다.

도씨가 밖에 나오니, 호랑이가 아직도 기다리고 있어 그 호랑이를 타고 집에 다시 돌아오니 새벽닭이 울었다.

명심보감(明心寶鑑) 원문(原文).

都氏家貧至孝라 賣炭買肉, 無闕母饌이라. 一日은 母病索非時之紅柿어늘 都彷徨柿林하여 不覺日昏이러니 有虎屢遮前路하고 以示乘意라 都乘至百餘里山村하여 訪人家投宿이러니 俄而主人이 饋祭飯而有紅柿라 都喜하여 問柿之來歷하고 且述己意한대 答曰 亡父嗜柿라 故로 每秋에 擇柿二百個하여 藏諸窟中하여 而至此五月이면 則完者不過七八이라가 今得五十個完者라 故로 心異之러니 是天感君孝라하고 遺以二十顆어늘 都謝出門外하니 虎尙俟伏이라 乘至家하니 曉雞喔喔이러라. 

하루하루 깊어가는 요즘 같은 늦가을에 가족들, 특히 치아가 약해서 딱딱한 음식을 씹기가 어려운 할아버지 할머니와 그리고 어린 자식들과 한 데 모여 잘 익은 홍시를 먹으며 홍시에 담긴 맛과 뜻을 즐기며, 가을날의 정취와 추억거리를 나눠보는 것이 어떨까?

박용준(묵림한의원 원장/대전충남생명의숲 운영위원)

최문갑 기자
mgc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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