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믹과 스릴러가 절묘하게 만났다. 대중문화 콘텐츠에서 자주 다뤄진 사이코패스 소재지만, 유쾌한 상상력을 더해 생각할 만한 부분도 남겼다. 여기에 여러 작품에서 인상적인 캐릭터를 연기해온 배우들도 함께한다. 새롭게 출발하는 tvN 수목극 ‘싸이코패스 다이어리’의 이야기다.
13일 오후 서울 언주로 임피리얼팰리스호텔에서 ‘싸이코패스 다이어리’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배우 윤시윤, 정인선, 박성훈과 연출을 맡은 이종재 PD와 대본을 쓴 류용재 작가가가 참석해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싸이코패스 다이어리’는 어쩌다 목격한 살인사건 현장에서 도망치던 중 사고로 기억을 잃은 호구 육동식(윤시윤)이 우연히 얻게 된 살인 과정이 기록된 다이어리를 보고 자신이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마라고 착각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이종재 PD는 ‘싸이코패스 다이어리’를 “장르적인 요소도 있지만 유쾌한 부분도 있는 작품”이라며 “재미있다가 스릴러로 넘어가고, 다시 코믹한 요소가 나오기도 한다”라고 소개했다. 윤시윤이 연기하는 육동식이 진지하지만 혼자 착각 속에 빠지는 부분은 코미디로 그려지고, 박성훈과 정인선이 담당하는 부분엔 장르적인 요소가 있다는 설명이다.
윤시윤은 살인 과정이 적힌 다이어리를 주운 뒤 자신이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마라고 믿게 된 육동식 역을 맡아, 두 가지 성격이 혼재하는 캐릭터를 선보이는 도전에 나선다.
윤시윤은 “앞서 사이코패스 역을 맡은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가 많다. 그런 느낌을 참고해 연기하면 되겠다고 생각했다”면서도 “다만 이 역할은 원래 착하다는 특징이 있다. 이런 두 가지를 잘 섞을 수 있을까 고민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그런데 주변에서 어느 때보다 많은 응원을 보내주고 있다. 다른 훌륭한 연기에 비하긴 어렵겠지만, 호구와 사이코패스의 성격이 혼재된, 자연인 윤시윤의 바보 같음이 섞인 괴짜 사이코패스 캐릭터가 탄생할 것이다”라고 캐릭터를 설명해 기대감을 높였다.
지난해 드라마 ‘내 뒤에 테리우스’에서 안정적인 연기를 선보였던 정인선은 심보경 역을 맡아 1년 만에 안방극장에 돌아왔다. 심보경은 이상보다 현실을 택하고 살아왔지만, 열정은 충만한 동네 경찰이다.
대본이 재미있어서 앉은 자리에서 읽어내렸다는 정인선은 작품을 선택한 이유에 관한 질문에 “전부터 꼭 직업을 가진 역할을 해보고 싶었다. 이번엔 파출소 순경 역인 것을 보고 꼭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라고 답했다.
아울러 “캐릭터를 준비하며 PD님께 ‘실제 정인선이 하는 모습을 보여달라’는 요구를 받았다. 정인선다운 것이 무엇인가, 털털한 것은 무엇인가 고민하며 연기에 임했다. 앞선 맡았던 배역보다 더욱 강렬한 모습을 선보일 수 있을 것 같다”라고 귀띔했다.
박성훈은 냉혹하고 치밀한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마 서인우 역을 맡아 윤시윤, 정인선과 대립한다. 전작에서 비슷한 역할을 맡았던 박성훈은 “공교롭게도 두 작품 연속으로 악역을 연기한다”며 “두 캐릭터의 차이점이 무엇인지 고민하며 작품에 임했다. 전작에서 연기한 탁수호가 감정이 결여된 소시오패스라면 서인구는 감정에 충동적으로 반응하는 인물이다. 굳이 다르게 표현하려 노력하기보다 대본에 충실하게 표현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자연스럽게 눈빛과 말투에 역할의 특징이 담겼다”라고 말했다.
김환채, 최성준 작가와 대본을 공동 집필한 류용재 작가는 사이코패스라는 소재를 통해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에 관해 “사이코패스 같은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선한 사람들을 이용해 성공하는 시대에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괴물이 되어야만 성공할 수 있는가에 관해 이야기해보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오는 20일 오후 9시30분 첫 방송.
인세현 기자 inout@kukinews.com / 사진=tvN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