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화학업계가 3분기(7~9월) 엇갈린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업계 ‘투 톱’인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은 부진한 실적을 거뒀지만 태양광 사업의 호조에 힘입은 한화케미칼은 ‘어닝 서프라이즈’(시장 예상치를 상회한 실적)를 기록했다.
15일 석유화학 업계에 따르면 화학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은 3분기 침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으로 인한 세계적인 석유화학 제품 수요 감소에 직격탄을 맞은 결과다.
LG화학은 지난달 25일 올해 3분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 줄어든 3803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고 공시했다.
특히 LG화학 석유화학 부문의 영업이익은 주요 제품 스프레드 축소로 크게 약화됐다. 3분기 영업이익은 3121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5284억원) 대비 약 2000억원 줄어든 금액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 역시 12.1%에서 8.1%로 위축됐다.
롯데케미칼 역시 지난 1일 3분기 영업이익이 3146억원에 그쳤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7.5%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 매출액 역시 3조9400억원으로 7.2% 하락했다.
지난 3분기 롯데케미칼의 석유화학 부문인 올레핀(석유화학 산업의 쌀로 불리는 범용 소재)은 단기적인 시황 반등으로 안정적인 수익성을 유지했다.
그러나 아로마틱 부문(합성 섬유·페트병 등에 쓰이는 소재)에서 중국 PX(파라자일렌) 신규 설비의 대규모 가동에 따른 수급 악화로 3분기 고전을 면치 못했다. 국내 1, 2위를 다투는 2개사가 미·중 무역 분쟁으로 인한 석유화학 제품의 수요 둔화에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한 것이다.
반면 한화케미칼은 태양광 산업의 수익성 개선에 힘입어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한화케미칼은 13일 3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2조4412억원의 매출과 152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62.56%, 5.6% 증가한 수치다.
특히 태양광 부문의 수익성 개선이 이번 분기 실적 개선의 견인차 구실을 했다. 태양광 부문은 656억원의 영업익을 거둔 가운데 올해 3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연초부터 진행해 온 멀티(Multi, 다결정)제품의 모노(Mono, 단결정) 전환 생산 효과와 주요 판매 지역인 미국과 유럽 시장의 수요 확대로 출하량과 판매 가격 모두 상승했다는 게 한화케미칼 측 설명이다.
아울러 모노 제품의 경우 멀티 대비 효율이 좋은 프리미엄 제품으로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기초소재 부문에서도 원료 가격 하락에 힘입어 756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 영향에 따른 수요 부진에도 원료 가격이 하락하면서 주요 제품인 PE(폴리에틸렌), PVC(폴리염화비닐)의 스프레드(원료와 최종제품의 가격 차이)가 확대됐다는 설명이다. 다만 폴리실리콘은 국제가 약세 영향으로 적자가 지속됐다.
한화케미칼 관계자는 3분기 컨퍼런스콜을 통해 “4분기에도 미국·일본·호주 및 이머징 마켓에서의 원활한 판매가 예상된다. 태양광 부문의 수익성은 좋아질 것”이라며 “다만 4분기에도 글로벌 수요 부진과 계절적 비수기 등의 영향으로 주요 제품(석유화학 제품)의 가격 약세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임중권 기자 im918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