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백 명운 걸린 캄보디아 ‘캄코시티’에 쏠린 눈

위성백 명운 걸린 캄보디아 ‘캄코시티’에 쏠린 눈

기사승인 2019-11-21 06:00:00

위성백 예금보험공사 사장이 캄보디아 도시 개발사업 ‘캄코시티’에 묶인 파산 저축은행 채권을 회수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4만 명에 이르는 피해자 구제를 더 이상 미룰 수 없을뿐더러 무엇보다 본인 ‘직’이 걸린 중차대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위 사장은 최종관문인 대법원 판결에 희망을 걸고 가용수단을 총동원하고 있다. 

◆대법원 판결 무기한 연기

캄코시티는 현지 시행사 대표 이모씨가 부산저축은행(파산)과 사업약정을 체결하고 지난 2003년부터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 건설 중인 신도시 사업이다. 

사업 과정 중 부실PF 대출 시행으로 피해를 입은 자들이 3만8000명이다. 예보는 이들을 구제하기 위해 8차례 재판에 도전했고 승소와 패소를 오갔다. 현재 대법원 판결을 남겨두고 있다. 

다만 판결에 관해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 무기한 연기됐다. 판결은 일단 올해 결정 나기 어렵고 내년으로 넘어갈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예보가 회수해야 할 금액은 채권과 연체이자를 포함해 현재 6600~6700억 원까지 불어나 있다. 

판결 전까지 이자는 계속 불어나 이대로라면 회수금액이 1조원에 육박하는 건 시간문제라는 우려도 나온다. 

프놈펜 예보 사무소를 통해 전해진 현지 사정을 들어보면 ‘캄코시티’ 공사는 완전히 멈춘 게 아니다. 형식적으로나마 진행되고 있다. 

예보 관계자는 “공사를 중단해버리면 캄보디아 정부에서 개발권을 다른 업체에 양도하는 등 조치할 수 있으니까 형식상 진행하는 걸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정부 등 현지 여론 돌아 세우는 게 관건

대법원 판결 성패를 가를 가장 큰 변수는 현지 여론이다. 

한국 정부 입장을 캄보디아 정부가 얼마나 받아들이느냐에 달려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이전보다 여론이 많이 완화됐다는 점이다. 캄보디아는 이전까지만 해도 사태에 안일하게 대응해온 한국 에 비관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예보 관계자는 “여론이 많이 바뀐 걸로 안다”며 “우리 입장을 잘 몰랐을 땐 승소해주면 먹고 도망치는 게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는데 지금은 입장을 많이 이해한 걸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점점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고 결과는 누구도 확신하지 못하지만 방향성으로 볼 땐 그렇다”고 덧붙였다. 

위성백 ‘사장직’ 걸고 채권회수 총력…우선은 기대감

위 사장은 대법원 판결 패소 시 자리에서 물러날 각오를 한 만큼 ‘캄코시티’ 해결에 모든 역량을 쏟아 붓고 있다. 

우선은 희망적이라는 입장이다. 앞서 지난 9월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이 주최한 당정 협의회에서 사태 정상화를 위한 논의가 이뤄졌다. 

이 자리에서 전 의원은 ‘예보 단독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며 정부가 하나된 목소리로 사안을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협의회에는 위 사장을 비롯해 금융위원회·외교부 등 정부부처와 유관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공론화에 힘입어 예보는 25일 부산에서 열릴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참석 차 방한하는 훈센총리에게도 사안을 전하도록 정부에 협조를 구한 상태다. 

이날 위 사장이 훈센 총리가 독대할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이미 정부 측에서도 사안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만큼 회의에서도 소기 성과가 있을 것으로 예보는 내다보고 있다. 

위 사장은 또 내달 10일에 있을 송년간담회에서도 ‘캄코시티’ 해결을 위한 향후 계획도 밝힐 계획이라는 후문이다. 

예보 관계자는 “위 사장이 직접 나서지 않더라도 정부가 이 사안에 대해 굉장히 많이 파악하고 있다”며 “어떤 식으로든 논의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고 그럴 능력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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