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국무총리의 동생 이계연(59·사진)씨가 공직자윤리법을 위반하고 호남기반 중견기업인 SM그룹의 계열사 대표에 올랐던 사실이 드러났다.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이 20일 입수한 서울중앙지방법원 결정문에 따르면, 이씨는 2016년 8월 전남신용보증재단 이사장에서 퇴직한 후 업무관련성이 있는 건설사 SM삼환의 대표로 취임하며 취업제한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다.
공직자윤리법에는 공직자가 퇴직일부터 3년 안에 재취업할 경우 관할 공직자윤리위원회에 신고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이 씨는 지난 2016년 8월 전남신용보증재단 이사장직에서 물러난 뒤 22개월 만에 건설사 대표로 재취업했다. 이에 전라남도 관할 공직자윤리위원회가 관련 사실을 법원에 통보했고, 법원이 ‘불법’이라고 판단한 것.
서울중앙지법은 지난달 14일 판결문에서 “위반자(이계연)는 전남신용보증재단 이사장으로 재직하다가 퇴직한 자인바, 공직자윤리위원회에 취업제한 여부의 확인을 요청하지 아니하고 취업이 제한되는 삼환기업 주식회사에 취업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과태료 30만원을 부과한다”고 판시했다.
이같은 결과에 이씨는 판결이 내려진지 1달여 만인 지난 18일 ‘내 역할은 여기까지인 것 같다’며 회사에 사의를 표하고 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자유한국당은 “공직자윤리위에서 취업 제한 판정 가능성이 크자 이씨가 고의적으로 공직자윤리법에서 규정한 절차를 건너뛴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회사는 위반여부를 몰랐다는 입장을 피력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SM삼환의 공공 건설사업 수주건은 2010년 이후 연간 1000억원대에서 이 전 대표 취임 후 3000억원대로 3배가량 늘었다. 취임 석달 만에 2017년 연간 매출액 2660억원을 뛰어넘는 성과를 달성했다. 지난해 8월에는 1620억원대의 고속도로 제29호선 안성~성남 간 건설공사를 따내기도 했다.
모기업인 SM그룹의 재계서열도 급등했다. SM그룹은 2017년 공시대상기업집단(준재벌)에 처음 편입된 이후 재계서열이 46위에서 2018년 37위로, 2019년 5월에는 35위로까지 올랐다. 최근에는 SM그룹 우오현 회장이 국방부 훈령을 무시한 육군 30기계화보병사단 ‘명예사단장’ 자격이 주어진 점, 7차례 이상 대통령 해외순방에 동행한 점 등도 문제됐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