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반대 목소리에도 지소미아 종료 ‘수순’...진보 보수 다른 셈법

한국당 반대 목소리에도 지소미아 종료 ‘수순’...진보 보수 다른 셈법

민주·정의, “철회 마땅하다” vs 바른미래 “신중한 접근필요” vs 한국 “안보·경제 파탄”

기사승인 2019-11-22 14:48:05

오는 23일 0시를 기점으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이 종료될 전망이다. 정부는 끝까지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했지만, 사실상 종료수순을 밟고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에 정치권의 갈등도 고조되고 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22일 단식 3일째에 돌입했다. 이날 황 대표는 자신의 사회연결망서비스(SNS) 페이스북을 통해 “대한민국의 안보와 경제가 파탄 났다. 자유민주주의가 무참히 짓밟히고 있다”면서 “지소미아 종료로 우리에게 닥칠 미래는 무엇이냐. 한미동맹은 절벽 끝에 서 있다”고 지소미아 종료를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정용기 한국당 정책위의장도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오늘은 참으로 긴 하루, 긴장된 하루가 될 것 같다. 국민들은 지소미아 종료가 한미동맹에 영향을 끼쳐 안보를 어렵게 하는 ‘안보 파국’을 가져오고 연쇄적인 ‘경제 파국’으로 이어질 것이 뻔한데, 왜 이렇게 고집을 부리는지, 문재인 정권의 진짜 저의가 무엇인지 의심하고 있다”며 정부를 향해 결정 철회를 촉구했다.

하지만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주요 정당들은 지소미아 종료결정을 지지하거나 유보적인 태도를 취하는 모습들을 보였다. 협정 종료의 원인과 책임이 전적으로 일본에게 있다며 일본의 전향적인 태도변화와 책임지는 태도를 요구하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22일 확대간부회의에서 “그동안 우리 정부는 다양한 채널을 통해 외교적 노력을 지속했지만, 일본 정부는 요지부동이어서 안타깝고 유감스럽다”면서 “모든 원인과 책임은 일본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소미아는 우리 안보에 매우 중요하긴 하나 필수불가결한 것은 아니다”라며 “그럼에도 유지한 것은 한일 간 우호와 공조의 의미가 있기 때문인데, 우리를 불신하는 국가와 군사 정보를 공유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정의당은 한 술 더 떠 ‘오만방자한 일본을 위한 지소미아는 마땅히 폐기돼야 한다’는 논평을 내놓기도 했다. 유상진 정의당 대변인은 “지소미아는 한일 간 군사 정보교환에 있어 우리가 정보 제공국이고, 일본이 정보 수혜국이다. 지소미아를 유지한다고 해서 우리나라에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다. 일본이 수혜국 다운 노력을 해야 함이 마땅하다”고 했다.

이어 “지소미아를 두고 미국이 우리나라를 압박하는 것은 동맹국으로서 해야 할 도리가 아니다. 원인제공자인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해서는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으면서, 단지 미국에 유리한 입장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은 그간 신뢰로 구축해온 한미동맹의 가치를 무너뜨리는 행위다. 더욱이 한미 간의 문제는 지소미아와 연동돼 논의될 사안도 전혀 아니다”고 질타했다.

나아가 우리 정부를 향해 “지소미아는 지난 정권에서 태생부터 비정상적으로 졸속 추진되었던 바, 지소미아 종료야말로 한일 간의 비정상을 정상화시키는 과정이다. 일본의 태도 변화 없이 어떠한 수혜적 조치는 있을 수 없음을 정부는 분명히 인식하고 대응해야 할 것”이라며 협상에서 흔들림 없는 강경한 대응해 나가야한다는 뜻을 강하게 피력했다.

한편 평소 지소미아 종료에 우려를 표해왔던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지소미아 문제는 단순히 한·일 양국 간의 문제가 아니다. 한미일 동맹의 문제이며, 동북아 안보·평화의 핵심적인 사안”이라며 “힘의 균형이 깨지는 순간 한반도는 또 다시 세계 열강의 각축장이 될 염려가 크다. 우리 경제에도 또 하나의 리스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외교와 안보문제에 대해서 정부의 입장을 약화시킬 염려가 있는 언행은 지극히 조심스럽지만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는 지소미아 문제를 진중하게 다룰 것을 권한다. 지소미아 종료 선언 때도 우려를 표했지만, 오늘 자정 시한이 만료되는 이 문제에 대해서는 최선을 다해 해결책을 강구하기 바란다”며 종료결정에 대해서는 분명한 입장을 보이지 않은 채 향후 정부의 신중한 접근을 당부하는 모습을 보였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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