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3~4% 인상했던 자동차 보험료를 더 올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손해보험업계는 내년 상반까지 최대 10%정도 인상을 바라는 분위기다. 자동차 정비요금 상승과 최저임금 인상, 육체노동 정년 연장 등 구조적인 원가 상승에 따라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높아져서다.
2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손해보험사가 올해 자동차보험료를 두 차례나 인상했지만 적정수준으로 인상하지 못해 누적 손실이 더욱 커졌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자동차보험료 인상폭을 결정하기 위해 최근 보험개발원에 보험료율 검증을 의뢰했다”며 “보험료 인상은 검증결과를 기반으로 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통상적으로 보험사가 보험료를 올릴 때는 인상 요인에 맞는 적정 인상폭을 객관적으로 확인하기 위해 보험개발원의 검증을 받는다. 보험사는 검증 결과를 기반으로 2∼3주 동안 준비 절차를 거쳐 인상된 요율을 전산에 반영한다. 이를 고려하면 인상된 보험료는 내년 초 책임개시일이 시작되는 자동차보험에 적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은 보험료 인상 요구의 가장 큰 이유로 거론되고 있는 손해율은 흥국화재와 악사손해보험을 제외한 국내 9곳의 손보사의 10월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평균 107.98%로 100%를 넘어섰다.
10월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가장 높은 곳은 MG손해보험으로 144.0%에 달했다. MG손보는 올해 3월부터 현재까지 손해율이 계속 100%를 넘었다. 롯데손보 123.4%, 더케이손보 112.5%, 한화손보 102.8%로 손해율이 100%를 초과했다.
업계에서는 자동차보험의 적정 손해율을 70%대 후반으로 평가하고 있다. 대형 손보사인 삼성화재가 97.6%, 현대해상 97.0%, DB손보 98.5%, KB손보가 98.5%의 손해율을 나타냈다. 손보사중 손해율 관리가 가장 잘 됐던 메리츠화재 역시 90.3%의 손해율로 90%를 넘어섰다.
손해율이 100%를 넘었다는 것은 100원을 걷어서 100원 넘게 지불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즉 가입자들로부터 걷은 보험료를 초과해 보험금을 지급했다는 의미다.
보험사 관계자는 “자동차 정비 수가 인상과 태풍 피해 등에 따라 보험료 인상 요인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르면 연말이나 내년 초에는 보험료 인상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년이 60세에서 65세로 늘어났고, 거기다 추나요법까지 (비급여에서 급여로) 적용돼 전체적으로 보험료 인상요인이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가장 큰 문제는 지속해서 치솟고 있는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해결 할 뚜렷한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또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수리로 인한 보험 누수와 살짝 접촉사고만으로도 병원에 입원하고, 한방치료를 하는 등 보험금 누수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음주운전, 무면허로 인한 사고에 대해 자기부담금을 확대하는 방향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하루속히 제도개선 등으로 해결해야 하는데 쉽지 않은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조진수 기자 rokmc439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