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8일간의 단식 중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던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당무에 복귀했다. 돌아온 황 대표의 단식은 중단됐지만 투쟁의지는 계속해서 불태우는 모습이었다.
당무에 복귀한 2일 황 대표의 첫 행보는 본인이 단식을 이어갔던 청와대 앞 분수대광장 농성장을 ‘현장 당무장’으로 바꾸고,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는 것이었다. 이후 회의를 마치고 나온 황 대표는 “필요하면 당에도 가고 하겠지만, 당무를 여기에서 보겠다”며 현장지휘를 선언했다.
한국당이 29일 본회의 상정 199개 법안 전부에 무제한 토론방식의 필리버스터(합법적 입법저지행위)라는 극단적 선택을 해야만 하는 상황에 대한 항의이자, 여권과 청와대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및 연동형 비례대표제로의 선거법 개정안 강행처리기류를 밖에서도 막아내겠다는 의지표현으로 풀이된다.
한국당 관계자는 ‘현장당무가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가’를 묻는 질문에 “명확한 시기를 정해놓은 것은 아니지만 단식 3대 조건이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2개 법안 철회 때까지라고 보면 된다”고 답했다.
한편 황교안 당대표는 이날 오전 9시 최고위원회의에 앞서 황 대표의 뒤를 이어 동조단식에 들어갔던 정미경·신보라 한국당 최고위원을 찾아 “나라를 살리기 위해 몸을 던져준 희생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면서도 단식을 멈추고 새로운 투쟁을 준비해 몸을 추슬러달라”고 단식중단을 권유했다. 이에 이들 최고위원은 황 대표의 뜻을 존중해 병원으로 향했다.
이밖에 황 대표는 투쟁텐트에서 단식 중인 정·신 최고위원을 부축해 데려나온 뒤, 인근 ‘문재인하야 범국민투쟁본부’ 천막농성장을 찾아 지지자들과 만나는가 하면, 투쟁텐트 맞은편에서 노숙 단식을 하는 보수단체 ‘청년화랑’ 김현진 대표도 찾아 격려를 전하기도 했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