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손쉽게 정보를 습득할 수 있게 되면서 관광 업계에 지각 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자신이 원하는 장소, 그에 따른 항공편과 숙박, 관광지 등 직접 고르는 FIT(외국인 개별 여행객, Foreign Independent Tour) 관광객의 증가와 글로벌 OTA(Online Travel Agency)의 약진으로 국내 관광 업계도 긴장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글로벌 OTA는 가격 비교를 중심으로 하는 폭넓은 선택지를 제공해 FIT 관광객을 끌어당기고 있다. 패키지 위주였던 기존의 관광 판도를 단번에 뒤집으며, 개별 여행의 확산을 이끄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글로벌 OTA의 확산은 국내 시장에도 빠르게 침투하며 파급력이 커지고 있다.
이를 입증하듯, 세종대 관광산업연구소와 컨슈머인사이트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018년 1분기 국외 여행 숙박 구매처 70%가 여행 상품 예약 전문 채널을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내에서도 OTA의 확산이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호텔 비교 예약을 중심으로 하는 한 어플리케이션의 경우 5천만 이상의 다운로드 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러한 관광 트렌드의 변화는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빠른 속도로 국내 시장에 침투하고 있는 글로벌 OTA를 대응하기 위해서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가장 필수적인 것이 바로 컨텐츠 측면에서의 경쟁력이다. 국내 여행 업체들은 이미 다년간의 경험을 통해 우리나라에 대해서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풍부한 데이터를 갖추고 있다. 이를 통해 소비자가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컨텐츠를 생산해내야 한다. 이를 정확히 표현할 수 있는 힘을 갖추고, 트렌드 변화에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 기존에 패키지 아이템은 그대로 가져가되, 소비자가 원하는 여행을 맞추어 제안하거나, 특별한 컨셉을 가진 여행을 개발하는 등의 변주를 주는 것이다.
여기에, 함께 수반되어야 할 것이 국내 관광 업체들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원이다. OTA의 공습 속에 중소기업들이 속수무책으로 사라지고 있지만, 지금까지 국내 관광 업계를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은 벤처와 스타트업에 집중되고 있다. 물론, 국내 관광 벤처 개발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경험과 데이터를 갖춘 중소기업을 살리는 것도 신경을 써야할 때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2018 외래관광객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방한 외국인 관광객 10명 중 8명이 개별 자유 여행객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외를 불문하고 개별 자유 여행객의 점유율은 점차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처럼, 늘어나는 FIT를 공략하기 위해 국내 관광 업체들은 글로벌 OTA에 대응할 수 있는 경쟁력을 기르고, 정부에서는 벤처, 스타트업 뿐만이 아닌 관광 업계 전체를 살릴 수 있는 방안을 물색해야 한다. 이를 통해, 전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게 될 대한민국 관광 산업의 미래를 기대해본다.
글. 외국인 의전 전문 코스모진 여행사 정명진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