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진호 경제톡톡] 초연결시대의 문화 콘텐츠, ‘언택트 마케팅’ 이야기

[금진호 경제톡톡] 초연결시대의 문화 콘텐츠, ‘언택트 마케팅’ 이야기

기사승인 2019-12-16 10:13:12

이른 새벽에 현관문을 여니 어제 저녁 스마트폰으로 주문한 반찬들이 로켓배송으로 문 앞에 도착해 있다. 아침 출근길엔 택배기사로부터 문자가 왔는데 무인택배함에 제품을 보관해 놓았으니 찾아가라는 메시지였다. 잠시 주유소에 들려 셀프주유를 한 후 맥도널드에 들어가 디지털 키오스크에서 햄버거를 주문했다. 회사에 도착해서는 1층에 있는 편의점에서 무인 택배를 보낸 후 옆에 있는 스타벅스에 들려 사이렌 오더를 통해 카페라테 한 잔을 들고 사무실로 올라갔다. 

이처럼 사회의 곳곳에서 사람을 만나지 않고 비대면으로 이루어지는 마케팅과 서비스가 최근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다. 이런 트렌드를 언택트(un+tact) 마케팅이라고 하는데 주문, 구매, 결제, 전달 등 구매과정에서 사람과 대면하지 않고도 업무 처리가 가능한 기술의 발전과 장치의 보급이 우리의 구매 행동에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일상생활 속에서 찾아보면 이미 우리는 상당히 많은 영역에서 언택트 마케팅을 이용하고 있다. 언택트라는 용어는 접촉을 의미하는 '콘택트(contact)'에 부정을 뜻하는 '언(un)’을 조합한 신조어다. 기존의 무인서비스와 다른 언택트 마케팅은 스마트폰 등 다양한 최신 기술과 기기를 활용하는가에 있다. 쇼핑도, 식사도, 여행도 혼자 하며, 사람과의 소통을 불편하게 생각하는 나 홀로 가구나 밀레니얼 세대의 영향으로 확산 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점이 특징이다. 

언택트 마케팅으로 새로운 변화를 만들고 있는 사례는 주변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스타벅스의 사이렌 오더는 누적 주문 건수가 3천만 건을 돌파했다. 스타벅스 코리아의 조사에 따르면, 사이렌 오더의 주 연령층은 20~30대이며(86%), 주로 출근시간대(오전 8~9시, 24%)에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타벅스 전체 매출의 10% 정도가 사이렌 오더에 의해 발생하고 있다. 국내의 대표적인 카셰어링 업체인 쏘카는 2012년 서비스 시작 이후 5년 만에 300만 명의 회원 수를 돌파했다. 이는 국내 운전면허증 소지자의 10%에 해당하는 숫자이다. 

2017년 7월 서비스 이후 4개월 만에 435만 명이 가입한 카카오뱅크도 대표적인 언택트 마케팅 금융이다. 가입자 중 30대가 약 40%로 가장 많다. 은행 업무가 모바일화 된 이후 혁신이 없던 금융시장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언택트 마케팅으로 인해 마케터는 고객의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여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다. 정보 수집에 따른 고객의 불편을 최소화하면서 고객이 필요한 시점에 프로모션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은 이 서비스의 대단히 큰 장점이다. 고객 취향이나 생일에 맞추어 프로모션을 할 수도 있고, 제품 개발을 위한 데이터로도 활용할 수 있다. 거래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데이터를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 수도 있다. 

세계 최고의 과학기술 전문잡지 ‘와이어드’의 공동창업자 케빈 켈리는 “기술은 하나의 방향성이다”라고 했다. 언택트 기술이 하나의 방향성이라면 우리는 그 기술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4차산업혁명의 핵심 기술들이 삶의 질을 높여주고 소비 행동의 편리성을 제공해 주는 방향으로 진화된다면 거기에서 비젼과 먹거리를 찾을 수 있다. 우리나라도 저출산, 고령화, 최저임금 부담 등으로 인해 무인 점포, 무인 계산 등 비대면, 비접촉 언택트 마케팅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본다. 언택트 마케팅이 고객에게 추가적인 혜택을 주고, 즐거운 경험과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이 마케팅은 메가트렌드로 확장될 것이다. 

금진호(목원대학교 겸임교수 / 한국연금개발원 연구위원)   

홍석원 기자
001hong@kukinews.com
홍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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