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이 올해 초 다짐한 구성원과의 행복토크 100회를 완주했다.
19일 SK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은 지난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린사옥에서 SK㈜ 등 주요 관계사 사내·외 이사들과 100회째 행복토크를 열었다. 전날인 17일에는 사내방송을 통해 구성원들과 실시간 토론하는 ‘보이는 라디오’ 형태로 99번째 행복토크를 했다.
이로써 최 회장은 지난 1월 신년회에서 “구성원들과 직접 소통하며 우리와 이해관계자들의 행복이 더 커질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하는 행복토크를 연내 100회 열겠다”고 한 약속을 지켰다.
최 회장은 이날 100회차 행복토크에서 “구성원들의 긍정적 에너지를 피부로 느낄 수 있었던 100번의 행복토크 매 순간이 인상적이었다”며 “SK가 추구하는 행복경영은 구성원 행복뿐 아니라 우리가 속한 사회의 지속가능성도 함께 키우는 것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행복경영’의 지향점이 ‘SK 구성원만의 행복’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사회 안에서 구성원 행복을 추구하는 것임을 명확히 한 것이다.
이 자리에는 SK㈜,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하이닉스 등 4개 관계사 사내·외 이사 31명이 참석했다.
사외이사들과의 문답 중심으로 진행한 이 행복토크에서 최 회장은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기업의 역할과 관련해 다른 기업과의 협력 방안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SK와 같은 고민을 하는 기업들이 함께 모여 변화를 이끌어간다면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성이 더 빨리 향상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최 회장은 이어 “‘행복경영’이 구호에 그치지 않고 가시적 결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일반 경영에서 하듯이 ‘측정과 관리’가 꼭 필요하다”며 “구성원 행복과 관련한 데이터를 측정하고 분석해서 우리 자원과 역량을 어디에 우선적으로 투입할지 등을 결정하면 행복 증진의 효율성과 효과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SK 관계자는 “최 회장이 올들어 행복토크 시작과 함께 그룹 경영의 핵심 화두로 세운 ‘행복경영’이 구두선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SK는 그룹 경영철학과 실행원리를 집대성한 ‘SKMS(SK Management System)’에 경영의 궁극적 목적을 ‘구성원의 행복’으로 명시하는 것을 뼈대로 한 개정작업을 진행 중이다. 또 구성원들이 역량개발을 행복 증진의 가장 큰 요소 중 하나로 삼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기획한 그룹 교육 플랫폼 ‘SK 유니버시티(가칭)’가 내년 초 출범한다.
한편 지난 1년간 최 회장은 바쁜 일정 속에서도 국내 각지의 관계사는 물론, 미국(뉴욕, 새너제이)과 중국(보아오, 상하이, 베이징, 충칭) 등 해외 사업장까지 오가며 구성원들과 행복 토크를 했다.
최 회장은 이를 위해 지구 한 바퀴와 맞먹는 3만9580Km를 이동했다. 연인원 1만1400여명이 토론에 참석한 것으로 집계됐다. 주당 2회꼴로 열었고, 때로는 장소를 옮겨가며 하루 3차례 여는 등 강행군했다. 1회당 평균 144분간 토론을 이끌었고, 227번꼴로 ‘행복’이라는 단어를 언급했다.
행복토크는 격식을 파괴한 진행방식과 최 회장의 진솔한 답변 등으로 숱한 화제를 모았다.
‘복면가왕’ 형식을 빌린 패널 토론이나 ‘보이는 라디오’ 방식의 공개방송 토론 등으로 다채롭게 열렸다. 음식점, 주점 등에서 하는 ‘번개 모임’ 형식의 야외 토크도 4차례 열렸다.
행복토크에 참여했던 구성원들은 사내 익명 게시판에 “회사에서 행복을 추구한다는 것에 대해 처음엔 물음표였지만, 느낌표로 바뀌는 것 같다”며 “개인적으로 가정에서도 우리 가정의 구성원이자 CEO로서 행복토크를 해보려 한다” 등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SK 관계자는 “행복토크를 통해 얻은 가장 큰 성과는 자발적으로 행복을 추구하겠다는 구성원들의 마음가짐 변화”라며 “내년에는 행복 경영을 본격화해 지속적으로 행복을 창출하는 공동체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임중권 기자 im918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