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일하다 얻은 병 치료 중 당한 교통사고도 업무상 재해”

법원 “일하다 얻은 병 치료 중 당한 교통사고도 업무상 재해”

기사승인 2019-12-25 13:18:04

과거 업무상 재해가 인정된 병을 치료하기 위해 병원에 다녀오다가 넘어져 사망했다면 이  사고도 업무상 재해로 인정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는 오토바이 운전 중 사망한 A씨의 유족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처분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25일 밝혔다.

A씨는 업무 중 얻은 이황화탄소 중독, 난청 등 질병을 1992년 업무상 재해로 인정받은 후 지속해서 치료를 받아왔다. 그러던 중 A씨는 지난해 12월 오토바이를 타고 병원에 다녀오던 도중 넘어지는 사고로 머리를 땅에 부딪쳐 사망했다.

A씨 유족은 A씨가 업무상 재해인 이황화탄소 중독증으로 평소 평형감각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넘어진 사고라며 “업무상 재해를 인정하고 유족급여와 장의비를 지급해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근로복지공단은 “A씨는 교통사고로 사망해 산업재해보상보험법(산재법)이 적용되지 않고, 질병과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도 인정하기 어렵다”며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을 거절했다. 

법원은 A씨 유족 측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A씨가 업무상 재해로 인정된 이황화탄소 중독증 등을 치료하기 위해 병원에 다녀오던 중 발생한 사고로 사망했으므로 사망과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업무상 재해의 인과관계를 판단할 때 위험이 반드시 업무 수행 그 자체에 수반돼야 하는 것은 아니고, 업무상 재해를 치료하는 과정에 수반되는 위험까지도 포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태구 기자 ktae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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