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결산] 주춤한 케이블·종편, 반격 나선 지상파

[2019 결산] 주춤한 케이블·종편, 반격 나선 지상파

주춤한 케이블, 반격 나선 지상파

기사승인 2019-12-31 07:01:00

지상파 3사에 종합편성채널과 케이블, 그리고 해외 OTT 플랫폼까지 합세한 올해 방송가는 치열한 경쟁의 장이었다. 새로운 실험과 도전이 이어지며 예상하기 어려운 결과들이 이어졌다. 최근 몇 년간 기세를 올리던 케이블과 종합편성채널은 주춤했고 지상파는 다양한 시도를 통해 반격에 나섰다. 올해 방송된 여러 프로그램 중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은 작품은 무엇일까. 2019년 한 해, 방송사별 주목받았던 프로그램을 정리했다. 

■ ‘동백꽃 필 무렵’ 그리고 ‘1박2일’ KBS

KBS는 올해 수목극으로 좋은 성적을 거뒀다. KBS2 ‘왜그래 풍상씨’ ‘닥터 프리즈너’ ‘동백 꽃 필 무렵’이 모두 평균 시청률 10%대를 넘었다. 이 가운데 ‘왜그래 풍상씨’와 ‘동백 꽃 필 무렵은’은 각각 최고 시청률 22.7%(닐슨코리아, 전국가구 기준, 이하 동일), 23.8%를 기록했다. 지난해 방영한 주중 미니시리즈 중 20%대 드라마가 없던 것에 비해 큰 성과다. 따뜻한 시선으로 사람과 삶을 조명해 찬사받은 ‘동백꽃 필 무렵’은 날로 거세지는 채널 경쟁 속에서 공영방송인 KBS가 지켜야 할 가치를 확인했다. 이외에도 KBS는 신선한 소재를 앞세운 작품을 주중 미니시리즈로 편성해 시청자의 눈길을 끌었다.

올해 초 정준영 사건으로 갑작스럽게 방송을 중단한 ‘1박2일’은 새로운 얼굴들과 시즌4로 돌아왔다. 지난 8일 기존 시간대에 방송을 재개한 ‘1박2일’ 시즌4는 첫 회부터 시청률 15.7%를 기록하며 일요예능 전체 1위에 올랐다. 

■ ‘검법남녀’ 시즌2 그리고 유산슬 MBC

몇 년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MBC 드라마국엔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월화극을 잠정 중단하고 수목극 방영 시간을 1시간 앞당기는 등 편성 실험에 나선 것이다. 오후 9시 미니시리즈에 첫 스타트를 끊은 안판석 PD의 수목극 ‘봄밤’은 시청률 9.5%를 기록하며 선전했다. 1년 만에 돌아온 MBC 첫 시즌제 드라마 ‘검법남녀’ 시즌2는 시즌1과 비슷한 시청률을 보이며 안착했다.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은 근로 환경 문제를 다루며 주목받았다. 이외에도 ‘어쩌다 발견한 하루’가 온라인상에서 화제 몰이를 하며 마니아층에 사랑받았다. 

예능국엔 유산슬이 있었다. 유산슬은 방송인 유재석이 MBC 예능 ‘놀면 뭐하니’에서 ‘뽕포유’ 프로젝트를 통해 선보이는 일종의 예능 캐릭터다. 김태호 PD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유재석이 유산슬로 변신하는 과정을 보여주며 자연스럽게 새로운 세계관을 구축했다. 유산슬은 MBC뿐만 아니라 KBS와 타 방송사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지상파 예능에 새로운 활로를 열었다.

■ ‘열혈사제’ 그리고 백종원 SBS

SBS는 올해 처음 개설한 금토극으로 재미를 봤다. 연초 방영한 첫 금토극 ‘열혈사제’의 시청률은 출발부터 13%를 넘어 최고 22%까지 치솟았다. 특수요원 출신 가톨릭 신부가 정의를 구현하기 위해 나선다는 독특한 설정과 지상파에서 보기 힘들었던 B급 정서, 배우들의 열연이 만나 이룬 성과라는 평이다. 후속작 ‘녹두꽃’은 뛰어난 작품성을 인정받았으며, 이어진 ‘의사요한’ ‘배가본드’도 10% 안팎의 시청률을 보였다. 현재 방영 중인 ‘스토브리그’도 프로야구 팬들 사이에서 화제를 모으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새로운 편성 실험도 숨가빴다. 여름 시즌 월화극을 한시적으로 폐지하고 그 자리에 월화예능 ‘리틀 포레스트’를 편성했다. 겨울 시즌에는 수목극을 잠정 중단하고 그 시간대에 토크쇼 ‘이동욱은 토크가 하고 싶어서’와 백종원을 내세운 예능 ‘맛남의 광장’을 넣었다. ‘백종원의 골목식당’에 이어 ‘맛남의 광장’까지 진두지휘하고 있는 백종원은 SBS 수·목 심야 예능을 책임지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활약 중이다. 

■ ‘호텔 델루나’ 그리고 ‘신서유기’ tvN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던 tvN은 올해 다소 정체했다.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과 ‘호텔 델루나’ ‘왕이 된 남자’ 등이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기대작으로 꼽히던 ‘아스달 연대기’ 등이 예상외로 부진해 체면을 구겼다. 특히 ‘아스달 연대기’는 방영 전부터 스태프 노동 환경 문제가 제기돼 논란을 빚기도 했다. 

예능 면에선 강호동과 나영석 PD가 함께한 ‘신서유기7’가 화제가 됐다. 유재석의 새로운 도전이 돋보인 ‘유 퀴즈 온 더 블럭’도 시청자와 공감대를 형성하며 사랑받았다. 

■ ‘눈이 부시게’ 그리고 ‘뭉쳐야 찬다’ JTBC

지난해 방송을 시작해 지난 2월 종영한 드라마 ‘SKY 캐슬’이 종합편성채널 최고 시청률 성적을 낸 이후, 새로운 기록 경신은 없었다. 다만 JTBC는 완성도에 집중한 드라마를 대거 선보이며 마니아 층의 사랑을 받았다. 특히 드라마 ‘눈이 부시게’는 인생의 의미를 곱씹게 하는 내용으로 많은 이들의 ‘인생 드라마’라는 반응을 이끌었다. 배우 김혜자는 이 드라마를 통해 2019 백상예술대상의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멜로가 체질’ ‘나의 나라’ 등도 고정 팬덤을 확보한 드라마로 꼽힌다.

레전드 스포츠 스타들이 모여 조기축구를 한다는 기발한 설정으로 출발한 예능 ‘뭉쳐야 찬다’도 인기였다. 농구선수 출신 허재는 이 방송을 통해 예능 샛별로 거듭났다.

■ ‘미스트롯’ TV조선·‘우아한가’ MBN

지난해 ‘맛’ 시리즈로 예능의 맛을 본 TV조선은 올해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 ‘미스트롯’으로 ‘대박’을 터트렸다. 송가인이라는 스타를 발굴해 트로트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 넣었다. ‘뉴트로’의 유행과 맞물려 트로트가 다시 유행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MBN은 드라마 ‘우아한가’로 예상치 못한 흥행에 성공했다. 배우 임수향과 배종옥의 강렬한 연기가 인상적이었던 ‘우아한가’는 입소문으로 상승세에 올라 최종회에서 MBN 드라마 최고 시청률을 썼다. 


인세현 기자 inout@kukinews.com 사진=각 방송사 제공·쿠키뉴스DB

인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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