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은 보험업계에는 저금리·저성장·저출산 등 힘든 한 해였다. 이 삼중고에 영업력 악화까지 보험업계 전반의 실적 하락을 불러왔다. 2022년 새로운 국제보험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 도입을 앞둔 보험사들에게 또 다른 위기가 예고되고 있는 실정이다. 다사다난했던 2019년 보험업계 5대 이슈를 살펴봤다.
◇ ‘제2의 건보’ 실손보험 청구간소화 21대 국회로= 실손의료보험 청구간소화를 두고 이를 찬성하는 쪽과 반대하는 의료계가 장고에 장고를 거듭하며 청구간소화의 뜻을 이루지 못하고 21대 국회로 넘어가게 됐다. 실손의료보험은 우리 국민 3400만명이 가입해 있어 제2의 건강보험으로 보험금 청구절차가 복잡해 소액인 경우에 청구를 포기해버리는 국민이 많은 실정이다.
더불어민주당 고용진 의원은 “금융위원장도 환자들 입장에서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며 “건강보험이나 자동차보험은 보험금 지급을 위해 따로 증빙서류를 제출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청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루 빨리 실손보험 청구간소화를 도입해 소비자의 편익을 제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4년 만에 부활한 금감원 종합검사= 금융감독원 종합검사가 지난 2015년을 마지막으로 폐지된 후 4년 만에 부활했다. 올해 메리츠화재를 시작으로 한화생명, 삼성생명, DB손해보험이 금감원의 종합검사 대상에 올랐다. 금감원은 한화생명의 재무건전성 관련 지표와 메리츠화재의 장기인보험 신계약 관련 지표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봤다.
즉시연금과 암보험금 지급 문제 등으로 금감원과 갈등을 빚고 있는 삼성생명이 그 다음으로 종합검사를 받았지만, 잡음 없이 마무리됐다. DB손보의 경우는 민원과 보험금 지급 등 소비자보험과 관련된 지표 등을 살피는 것으로 마무리 했다.
◇ 저성장·저물가·저금리 기조 장기화= 한국은행은 올해 기준금리를 두 차례 인하했다. 지난 7월 1.75%에서 1.50%로, 10월 1.50%에서 1.25%로 각각 0.25%p씩 내렸다. 1.25%는 역대 최저치다. 한은은 미·중 무역분쟁의 불확실성으로 세계 교역이 위축되고, 국내 수출과 투자 부진으로 성장세 둔화 흐름이 이어지자 경기 부양책으로 이 같이 결정했다. 다만 현재로선 경제성장률이 2%에 못 미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처럼 낮은 금리는 보험사에 무거운 짐이 된다. 과거에 몸집을 불리기 위해 저축성 보험 상품을 많이 팔았던 탓이다. 여기에 시장금리가 떨어지니 역마진 공포를 키우는 꼴이 되고 있다. 현재 생보업계에서 이미 판매된 상품에 3~7% 이상의 고금리를 약속한 상품들이 아직도 골치거리로 진행 중 이다. 저금리 여파는 현재진행형인 상황이다. 당장 내년에 기준금리가 1%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이어서 보험업계는 사업비 절감 등으로 저금리에 대응하고 있다.
◇ 보험업계 불황에 롯데손보부터 푸르덴셜생명까지 매물로= 지난 5월 사모펀드인 JKL파트너스는 3734억원에 롯데손해보험을 인수했다. 롯데손보를 시작으로 올해 M&A 시장에는 보험사 매물이 잇따라 나왔다. KDB생명은 3전4기 매각 도전에 나섰고, 교직원공제회의 출자로 운영되고 있던 더케이손보도 매각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업계 최고 수준의 수익성과 재무건전성을 보유한 최고의 알짜 우량매물로 인정받고 푸르덴셜생명까지 깜짝 매물로 등장하면서 보험업계 지각변동이 이뤄질 전망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저금리·저성장·저출산 등 삼중고로 힘든 보험업계가 이와 더불어 오는 2022년 국제보험회계기준(IFRS17), 신지급여력제도(K-ICS) 도입을 앞두고 향후 자본금 확충이 필요한 보험사 매물이 쏟아질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에 보험료 인상 추진= 올해 보험업계에서는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로 보험료 인상 문제가 계속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연초 3~4% 인상했던 자동차 보험료를 더 올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손해보험업계는 내년 상반까지 최대 10%정도 인상을 바라는 분위기다. 자동차 정비요금 상승과 최저임금 인상, 육체노동 정년 연장 등 구조적인 원가 상승에 따라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높아져서다.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등 국내 9곳의 손보사의 10월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평균 107.98%로 100%를 넘어섰다. 그 결과 자동차보험료는 올해만 두 번 연속 올랐고, 내년 초에도 인상될 예정이다. 보험사 관계자는 “자동차 정비 수가 인상과 태풍 피해 등에 따라 보험료 인상 요인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르면 연말이나 내년 초에는 보험료 인상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년이 60세에서 65세로 늘어났고, 거기다 추나요법까지 (비급여에서 급여로) 적용돼 전체적으로 보험료 인상요인이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조진수 기자 rokmc439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