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한해 동안 저축은행 업계가 실적 고공행진과 함께 고객 접점 확대를 위한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진행해 주목을 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79개 저축은행의 1~3분기 당기순이익은 937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10.3% 증가하며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총 자산은 74조2000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약 6.7% 늘었다.
이러한 호조로 인한 안정적인 수익 규모에 힘입어 저축은행 업계가 시중은행 수준의 다채로운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일상에서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SNS 플랫폼 활용부터 생활 스포츠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왕성한 활동을 통해 잠재 고객 확보에 힘을 쏟는 모습이다.
◇ 기업 특색 묻어나는 콘텐츠부터 레트로 감성까지…유튜브 통해 20·30세대 마음 잡기 한창
저축은행의 마케팅 열전이 벌어지는 곳은 단연 유튜브 플랫폼이다. 유튜브는 TV 광고보다 공간제약을 덜 받는 데다 기업 특색을 반영한 비교적 자유로운 콘텐츠로 고객과 소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현재 TV 광고 시간 제한을 받는 저축은행 업계에 유튜브는 기존의 딱딱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친근한 이미지를 얻을 수 있고, 20·30 세대의 이용률이 높아 유스(Youth)고객 확보에도 유리하다. 때문에 저축은행 업계는 각 사별 다양한 콘셉트로 유튜브 콘텐츠를 활용한 기업 알리기에 나서고 있다.
먼저 J 트러스트 그룹은 국내 출범 이후부터 지속적으로 진행한 반려견 마케팅을 온라인에서도 이어가고 있다. J TRUST 유튜브 채널을 통해 그룹 반려견 캐릭터인 쩜피의 굿즈 출시 소식을 영상으로 업로드 하는가 하면, 인기 반려견 선발 이벤트인 JT왕왕콘테스트 영상을 유튜브에 게시하며 전국 애견인의 관심을 받았다. 특히 JT왕왕콘테스트 바이럴 영상은 ▲강아지도 오른손, 왼손잡이가 있다? ▲강아지의 뒷발가락 수는 총 몇 개일까요? 등 재치 있는 반려견 일반상식 테스트로 영상을 구성해 40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
이외에도 J 트러스트 그룹은 전 계열사 임직원이 경기 지역 복지관과 함께 한 ‘제6회 아주 행복한 봄 운동회’를 비롯한 사회공헌 활동과 상품 출시 소식 영상 등을 유튜브에 게시하며 고객과 소통하고 있다.
SBI저축은행은 레트로 감성을 콘셉트로 대중가요를 활용한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과거 유행했던 대중가요를 기업의 이미지와 맞도록 새롭게 개사해 중장년 층에게는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젊은 세대에게는 호기심을 자극시켜 다양한 연령층의 고객 접점 확보에 나서고 있다.
웰컴저축은행은 올해 초 유튜브 테스크포스팀(TFT)을 구성하고, 지난 4월부터 ‘짠테크톡’이라는 유튜브 콘텐츠를 기획 및 운영하고 있다. 임직원이 직접 출연해 대담 형식으로 금융 관련 유용한 팁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젊은 층이 궁금해하는 소재인 ‘사회초년생을 위한 연말정산의 바이블’, ‘신혼부부 재테크’ 등의 주제를 다룬 영상이 인기가 높은 편이다.
페퍼저축은행도 지난해부터 자사 유튜브 채널을 운영 중이다. 지난달 페퍼저축은행은 대학생 홍보대사인 ‘핫페퍼스’ 학생들의 인터뷰 영상을 게재해 잔잔한 반향을 일으켰다. ‘대학생 홍보대사 핫페퍼스 진심편’은 대학교 4학년 학생들이 페퍼저축은행 신입 행원으로 채용된다는 깜짝 발표를 듣고 놀라며 기뻐하는 모습이 담겼다. 해당 영상은 조회 수 약 3만 건을 기록하며 온라인상에서 회자됐다. 이외에도 페퍼저축은행은 자사 상품 가입 방법 등을 다룬 영상을 유튜브에 게재하고 있다.
◇ 골프·야구 등 특색 있는 오프라인 마케팅으로 고객 일상에 스며드는 ‘저축은행’
온라인에서는 유튜브 콘텐츠 경쟁이 치열한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오프라인에서는 골프와 야구 등 스포츠 종목을 활용한 마케팅이 활발하다. 고객들이 직접 일상에서 스포츠를 즐길 기회를 제공하거나, 특정 종목을 사회공헌 활동과 연계한 행사를 개최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는 기업에 대해 익숙해진 고객은 긍정 이미지를 확대할 수 있는 데다 잠재 고객도 확보도 기대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앞서 J 트러스트 그룹은 계열사 JT친애저축은행과 JT저축은행 공동 주최로 올해 9월 골프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생활체육 이벤트‘JT JUMP TOGETHER 골프 챔피언십’을 개최했다. 이 행사는 일상 속 스트레스 해소와 신체의 건강한 활기를 북돋고, 골프의 생활 체육화를 통해 높은 진입장벽으로 경험해보지 못한 분들에게 기회의 장을 제공하고자 열린 이벤트다. 특히 전국 스크린골프장에서 예선을 치르고, 결선 진출자는 현직 프로 골퍼와 팀을 이뤄 실제 필드에서 경기를 할 수 있는 등 이색적인 대회 방식을 통해 인기를 끌었다.
애큐온저축은행은 2018년부터 두산베어스와 스폰서십 계약을 체결하고, 올해 잠실야구장 외야 현수막 광고를 없앤 뒤 ‘애큐온 홈런존’을 신설했다. 애큐온저축은행은 ‘애큐온 홈런존’ 공간에 홈런공 1개가 떨어질 때마다 애큐온캐피탈과 함께 각각 50만 원씩 총 100만 원의 기금을 쌓고, 홈런을 실제로 친 두산베어스 선수가 원하는 곳에 기금을 기부한다. 올해에는 총 7개의 홈런이 쌓여 지구촌지역아동센터, 서대문 농아인복지관 등에 총 700만 원이 전달됐다.
웰컴저축은행은 꿈 테크(Tech) 프로젝트 ‘런포드림(RUN FOR DREAM)’을 통해 시각장애인의 마라톤 완주를 지원하고 있다. 웰컴저축은행은 5cm 정밀도로 위치 측정이 가능한 GPS를 포함해 모션센서, 3D캠이 장착된 ‘웰컴드림글래스(WELCOME DREAM GLASSES)’를 개발했다. 웰컴드림글래스는 마라토너의 위치와 주위환경을 파악해 골전도 이어폰으로 정보를 전달하고 이를 시각화한다. 웰컴드림글래스 덕분에 시각장애인 마라토너 한동호 선수는 세계 최초로 가이드너 없이 지난 10일 열린 ‘2019 그리스 아테네 국제마라톤’에서 42.195km를 완주했다.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2019년은 저축은행 업계가 고객 신뢰 회복을 통해 실적 증가세를 유지하는 등 안정적 수익을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고객 대상 마케팅 활동을 확대할 수 있었던 해”라며 “앞으로도 고객 만족도 제고를 위한 특색 있는 마케팅 활동을 개발해 서민금융사로서 고객과 접점을 늘려나가겠다”고 말했다.
조진수 기자 rokmc439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