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경자년(庚子年) 보험업계는 저금리·저성장·저출산 등 삼중고 대비책을 마련하고 소비자 신뢰 회복에 주안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신용길 생명보험협회장은 새해 신년사를 통해 “소비자로부터 신뢰를 받는 일은 힘들고 어렵다”며 “지속성장뿐만 아니라 생존을 위한 전제조건”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소비자 신뢰회복을 통해서 생명보험의 가치를 높이려는 노력은 계속되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 회장은 “세계 정치·경제 불확실성은 국내 경제 성장의 제약요인이 됐고, 급속한 저출산·고령화·저성장으로 경기회복 동력이 약화됐다”며 “역사상 가장 낮은 수준인 1.25%의 기준금리가 추가로 인하될 경우 과거에 겪어보지 못한 엄청난 도전을 마주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생명보험은 금리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금융산업으로 금리가 낮아질수록 과거 고금리 계약의 부채적립 부담은 높아져 이차역마진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신 회장은 “저금리로 인한 수익성 악화가 생보산업의 성장잠재력 훼손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제도적 지원방안 마련에 업계와 금융당국, 연구기관이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2022년 새로운 국제보험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가 도입되면 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는 만큼 금리 수준에 따라 시장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는 “업계 스스로 자산·부채 구조개선과 자본 확충을 위한 노력을 일관되게 추진하는 동시에 저금리 환경하에서 새로운 제도가 안정적으로 도입될 수 있도록 세부적인 연착륙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장기적인 내재가치 성장에 집중하는 경영 패러다임 전환을 통한 소비자 신뢰 회복도 주문했다. 신 회장은 “상품개발 단계에서부터 분쟁 리스크를 차단하고자 노력하고, 계약 체결 및 유지·관리 과정에서 잘못된 관행이 남아 있다면 적극 개선해야 한다”며 “판매수수료 개편 감독규정 개정사항이 영업현장 속에 잘 정착되도록 관심을 기울이자”고 강조했다.
김용덕 손해보험협회 회장 역시 손보업계가 처한 어려움을 강조하고 소비자 신뢰 회복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손해보험업계는 경기 부진의 어려움을 겪었다”며 “주력시장인 실손의료보험과 자동차보험에서 손실폭이 확대됐고 일부 보험사는 시장에서 철수하는 일도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국내외 경제 상황이 여전히 불투명하고 치솟는 손해율로 인해 손보업계의 실적 전망도 밝지 않다”고 내다봤다.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이미 100%를 넘었고, 실손보험 손해율도 130% 가량 치솟았다.
이런 상황에서 그는 손보사들이 소비자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굿-인슈어런스’로 거듭 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소비자에 발 맞추지 않고 우리끼리 단기적인 매출 경쟁에만 매몰된다면 불신과 외면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소비자의 정당한 요구에는 항상 귀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11월에는 손보사 사장단들이 모여 ‘소비자 신뢰 제고와 가치경영’을 위한 자율결의를 다졌다.
김 회장은 “민원에 대한 업계의 자율조정 역량 강화를 통해, 단순한 불편사항이 분쟁과 소송으로까지 이어져 불필요한 비용과 불신이 발생되지 않도록 하자”며 “불완전 판매를 일삼는 문제 설계사 관리는 강화하고 과도한 판매비 경쟁, 가짜·승환계약, 스카웃 관련 부당행위를 막아 영업 현장에서도 소비자 신뢰를 높이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보험사기로 새는 보험금을 막고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힘쓰는 것이 손보업계가 선량한 사회구성원으로서 역할을 다하고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받는 길”이라고 말했다.
조진수 기자 rokmc439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