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장기화로 보험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해외투자 중심으로 자산운용을 수행하고 있는 대만 보험산업의 사례가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운용자산수익률 관리의 중요성이 높아지기에 해외투자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보험연구원이 5일 발표한 ‘대만 생명보험회사 해외투자 평가와 시사점’에 따르면 최근 15년간 대만 생명보험산업은 해외투자 비중을 꾸준히 늘려 2018년 기준 전체 운용자산에서 해외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69%까지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대만은 국채 10년물 금리가 0~1%대 초저금리인데도 보험사들은 4%대 운용자산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2000년대 초 1%대 저금리 환경이 시작되면서 대만 금융 당국이 보험회사 해외 투자 한도를 꾸준히 늘린 결과로 2003년 20%에서 35%로, 2007년 35%에서 45%로 꾸준히 확대됐다.
황인창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대만 보험회사의 해외투자 확대는 금리역마진을 완화해 수익성 및 건전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국내 보험사들 과거 판매한 확정금리형 상품을 시작으로 금리 역마진이 발생하고 있다. 여기에 부채를 시가 평가하는 2022년 시행될 국제회계기준(IFRS17)과 K-ICS 등의 제도 시행으로 자본 확충 부담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보험업계에서 현재 30% 수준에 머물고 있는 해외투자 한도를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는 ‘해외투자 30%룰’이 보험사의 효과적인 자산운용에 걸림돌이 된다고 보고 2017년 관련 법 조항을 폐지하는 내용의 보험업법 개정안을 발의했으나 결국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황 연구위원은 “저금리 환경이 심화·지속될수록 수익성 및 건전성 측면에서 보험회사의 운용자산수익률 관리의 중요성은 높아질 것”이라며 “한국은 보험회사의 해외투자 증가로 인한 금융안정성 저해 가능성이 대만에 비해 낮은 만큼 자산운용 측면에서 자율성을 강화하도록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조진수 기자 rokmc439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