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건강뉴스-체크리포트] 피를 타고 번지는 백혈병, ‘조혈 장애’로 출혈·감염…“혈액검사로 양상 확인, 급성은 주사제 항암요법부터”

[쿠키건강뉴스-체크리포트] 피를 타고 번지는 백혈병, ‘조혈 장애’로 출혈·감염…“혈액검사로 양상 확인, 급성은 주사제 항암요법부터”

기사승인 2020-01-09 10:36:15

 

<스튜디오>

우리 몸을 지탱하는 뼛속 내부에는 ‘골수’라는 조직이 있습니다.

골수는 참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요.

면역 기능을 수행하는 백혈구와 전신에 산소를 공급하는 적혈구, 지혈을 맡는 혈소판 등의 혈액세포를 만듭니다.

이를 두고 ‘조혈’이라고 하는데요.

조혈 과정에서 만들어진 혈액세포들이 본연의 활동을 해줘야 생명을 유지할 수 있고, 생활도 가능합니다. 

그런데 이들 세포군에서 예정에 없던 ‘증식 작용’이 생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비정상적인 혈액세포가 억제되지 않고 마구 불어나는 건데요.

이로 인해 정상적인 백혈구와 적혈구, 혈소판의 생성이 지장을 받게 됩니다.

혈액세포의 감소는 곧 우리 몸 속 치명적 결함으로 작용합니다.

오늘 이 시간 피를 통해 암세포가 퍼지는, 백혈병에 대해 알아봅니다.

<리포트>

백혈병은 혈액세포에 암이 발생하는 혈액암의 일종입니다.

암으로 잠식된 세포는 점차 그 세력을 넓혀 가는데요.

혈액세포 중에서도 특히 백혈구가 악성세포로 전환돼 과도한 증식을 보이는 사례가 많습니다.

정상인의 백혈구 수는 혈액 1㎕(마이크로리터)당 4,000~9,000개가량이지만, 백혈병에 걸리면 많게는 50만개까지 폭증합니다.

이렇게 되면 다른 혈액세포 즉, 정상적인 백혈구는 물론, 적혈구와 혈소판 세포는 부족해집니다.

조혈 기능의 장애는 빈혈, 출혈, 감염 등을 일으킵니다.

김동욱 교수 /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
“전반적으로 혈액암은 일반 암과는 달라서 한 살 이하 영아에서부터 80, 90대 노인까지 골고루 모든 연령에서 발병할 수 있고요. 특히 연령이 50세를 넘어가면 청년기 때 혈액암 발병률의 약 5~10배 정도로 발병 빈도가 폭발적으로 늘어납니다.”
(빈도가 늘어나는 이유는 위험인자가 축적되기 때문인가요?)
“혈액암은 그 자체가 혈액을 만드는, 그러니까 적혈구와 백혈구, 혈소판 같은 다양한 혈액세포를 만드는 조혈모세포가 암으로 변하는 것이거든요. 이런 조혈모세포는 연령이 고령화되면서 서서히 숫자가 줄게 되고요. 이러다보니까 조혈모세포가 증식하거나 일정 숫자를 유지하기 위한 행동의 일환으로 유전자 변형이 일어나는 겁니다.”

백혈병은 악화되는 속도에 따라 진행이 빠른 급성과 느린 만성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요.

초기에는 열이 나면서 기운이 없거나 체중이 줄 수 있습니다.

암세포가 장기를 침범할 경우 뼈에서 통증이 나타나고, 그 영향이 중추신경계까지 미치면 구토, 경련 등이 이어집니다.

백혈병은 다른 일반 암과 달리 암세포가 피를 타고 이동합니다.

수술로 암 덩어리를 제거하는 게 불가능하죠.

대신 혈액검사만으로 그 양상을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혈액 속에 있어선 안 되는 비정상적 백혈구가 활동하는지, 또 그 숫자가 늘었는지 줄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백혈병이 의심되면 뼈에서 채취한 골수 조직을 검사해 진단을 확정합니다.

<스튜디오>

백혈병의 정확한 원인을 알아내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연구가 더 필요한데요.

벤젠, 톨루엔을 비롯한 화학물질, 방사선 노출, 항암제 같은 치료 약제 등이 연관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때 백혈병은 치료가 쉽지 않았던 게 사실입니다.

치료 과정에서 들어가는 비용도 워낙 비쌌기 때문에 고가의 치료비를 들여도 성공률이 낮은 난치성 질환으로 거론됐죠.

그러나 최근 30년 사이 의료 기술이 발전을 거듭하면서 현재 백혈병은 치료 결과가 크게 향상됐습니다.

전문의들은 단순히 환자의 생존기간을 늘린 것에 그친 것이 아니라, 이제는 관리가 가능한 질환의 형태로 변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리포트>

백혈병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급성 백혈병의 경우 방치하면 1년 안에 생명을 위협받게 될 가능성이 크지만, 치료를 통해 완치의 기회를 살릴 수 있습니다.

치료는 5~6주에 걸쳐 핏속 암세포를 제거하는 항암화학요법이 근간이 되는데요.

항암제는 정상 세포도 파괴하기 때문에 구토, 점막염, 탈모, 심장 기능 저하 등의 부작용을 부르기도 합니다.

치료 후 이뤄진 검사에서 백혈구 세포가 5% 미만으로 줄면 증상이 사라지고 신체 기능이 회복됐다는 뜻의 ‘관해 판정’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전문의에 따르면, 급성 백혈병에서는 대개 주사를 이용한 전신 항암요법을 먼저 시작하고, 만성 백혈병은 주사약보다는 표적항암제를 쓰는 빈도가 높은 편입니다.

최근에는 세포 복원을 위해 시행하는 이식 방법이 다양해지고, 이식 기간 중 일어날 수 있는 폐렴이나 장염에 대처하는 보조치료제들도 개발돼 치료 성적을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김동욱 교수 /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
“처음에는 골수에만 조혈모세포가 있다고 생각해서 골수만 가지고 이식을 했지만, 골수에 있는 피 만드는 세포를 혈액 속으로 가동화시켜 전신마취 없이 채취해 이식할 수 있는 말초혈액 조혈모세포이식이 가능해졌고요. 또 하나는 출산 당시 얻게 되는 제대혈과 태반에 있는 피를 얻어서, 거기에 혈액을 만드는 조혈모세포가 많이 있기 때문에 그것을 이용하는 조혈모세포이식, 또 자기 스스로의 것을 활용하는 자가이식 그 다음에 다른 형제 것을 이용하는 형제이식, 동종이식 그리고 완전히 다른 사람인 타인의 골수를 이용하는 타인이식 등 다양한 이식 형태가 지금은 굉장히 성공률이 높게 가능해졌죠.”

<스튜디오>

백혈구는 약제 또는 감염 등에 의해 그 수치가 줄거나 늘어날 수 있습니다.

일시적인 수치 변화에 대해서는 걱정할 필요가 없는데요.

다만 백혈구의 증가 폭이 지나치게 높거나, 높은 수치가 지속되는 경우에는 백혈병을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백혈병 치료에서는 관해 유도, 즉 호전된 상태를 유지하는 치료가 병행되는데요.

이 과정에서 면역력이 약해질 수 있기 때문에 환자의 체력 관리, 위생 관리가 중요합니다.

또 완전한 관해로 판정을 받았다고 할지라도 재발 위험을 감안해 꾸준히 면역 기능을 살리면서 정기검진을 받을 필요가 있습니다.

원인을 잘 모르니 예방도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최근 보고에 따르면 본격적으로 백혈병이 일어나기 수년 전에 이미 백혈병 전 단계의 조짐이 있고, 그 단계에서 나타날 수 있는 여러 가지 현상이 밝혀지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관련 연구가 계속 된다면 보다 빠른 시기에 간단한 치료만으로, 치명적인 병으로 진행되기 전에 미리 차단하는 획기적 예방이 가능할 것도 같습니다.

 

김성일 기자 ivemic@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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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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