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식' 선언했던 말레이시아서 소아마비 환자가…"전염성 강해"

'종식' 선언했던 말레이시아서 소아마비 환자가…"전염성 강해"

파키스탄에서도 환자 증가하지만 예방접종 불신

기사승인 2020-01-11 16:44:05

‘소아마비 종식’을 선언했던 말레이시아에서 소아마비 확진자가 늘고 있다. 보르네오섬 말레이시아령 사바주에서 두 명의 소아마비(폴리오·polio) 확진 환자가 추가로 발생하면서 지금까지 확인된 환자는 총 세 명이다.

11일 더선 등 말레이시아 매체에 따르면 사바주의 11살 소년과 8살 소년이 소아마비에 걸린 것으로 확인됐으며, 이들은 말레이시아 국적이 아니라서 태어날 때부터 어떤 예방접종도 받지 않았다고 연합뉴스는 보도했다.

현지 보건당국은 “두 명 다 지난 9일 소아마비 양성반응이 확인됐다”며 “현재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으나, 상태가 안정적”이라고 밝혔다.

말레이시아에서는 지난 1992년에 소아마비 환자가 마지막으로 발생한 뒤 2000년 ‘소아마비 종식’을 선언했다. 하지만, 작년 12월 8일 사바주에서 생후 3개월 된 아기가 소아마비 판정을 받아 비상이 걸렸다.

소아마비는 전염성이 강한 바이러스성 질병으로 신경계와 척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소아마비는 백신으로 예방할 수 있으나 치료제는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말레이시아 보건당국은 사바주에서 역학조사를 통해 소아마비 예방접종을 실시하는 한편 코타키나발루 등 말레이시아를 여행하는 외국인에게 예방접종 후 방문할 것을 강력히 권고했다.

말레이시아의 소아마비 환자 3명에게서 검출된 바이러스는 모두 필리핀에서 발생한 소아마비 바이러스와 유전적 관련성이 있다고 보건당국은 발표했다.

말레이시아에 인접한 필리핀에서 작년 9월 소아마비 환자가 먼저 발생했다. 필리핀에 소아마비 환자가 발생한 사건 또한 19년 만의 일이다.

한편, 파키스탄도 작년부터 소아마비가 확산 추세다. 지난해 파키스탄의 소아마비 확진자는 최소 134명으로, 2014년 306명 이후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2015년에 54명이었고, 2016∼2018년 3년 동안 매년 20명 미만이었는데 지난해 급증했다. 2020년 새해 들어서는 이미 6명이 소아마비 확진 판정을 받았다.

유엔은 파키스탄의 5세 미만 어린이에게 소아마비 예방접종을 시키려고 노력하고 있으나 이 지역 이슬람 보수주의자들은 “아이들을 불임 상태로 만들려는 의도”라며 예방접종을 불신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파키스탄에서 소아마비가 폭발적으로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한 전략이 시급히 필요하다”며 “파키스탄 정부는 국민건강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모든 조치에 나서라”고 권고했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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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in9271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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